[촌부의 단상]
한여름날의 예초기 작업
2024년 8월 8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초닷샛날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된 한여름날이다.
그렇잖아도 무척이나 더운데
아~ 글쎄, 짜증을 돋구는 것이 있다.
결코 촌부가 이길 수 없는 녀석들이다.
눈에 잘 보인다.
눈에 거슬리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좋게 봐줄 수 없는 것이다.
볼썽이 사나워 미칠 지경인 것이다.
온사방 제멋대로 자라나는 것이다.
사랑할래야 사랑할 수 없는 녀석들이다.
바로 온갖 잡초들이다.
그 속에는 꽃을 피우는 야생초도 있다.
잡초들과 어울려 그 속에 함께 있으면
따로 구분할 수 없고 그러지도 않는다.
정해준 곳이 아닌 곳에 자라면 잡초다.
한달 가까이 이어진 긴 장마에
살판난 것은 바로 이놈의 잡초들이다.
단지가 온통 풀로 뒤덮혀 나간 집 같았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보기싫으니 남도 그럴게다.
예초기를 짊어지고 가차없이 깎아버렸다.
한여름날의 오후,
강렬한 뜨거운 햇볕도 아랑곳없이
구슬땀을 뚝뚝 흘려가며 풀을 깎았다.
땀은 이내 온몸을 적셔 쉰내가 날 정도,
깎여나가는 풀내음과 뒤섞여 꼴이 아니다.
조금 더 깎으려는 욕심과 뒤섞여 엉망진창...
중앙통로의 보도블록 사이,
펜션입구, 수영장 입구, 버섯목이 있는 부근,
집으로 올라가는 길, 목공실 앞마당과 옆쪽,
밭사잇길, 돌계단 사이, 둘째네와 막내네 집앞,
블루베리밭, 정원 사잇길, 바베큐장 부근 일대,
붓꽃길, 카페옆 농기구 창고 부근, 버섯사 부근
이렇게 돌며 풀을 깎다보니
해는 저물어 어둑어둑 땅거미가 졌다.
더 할래야 더 이상은 할 수가 없다.
제대로 하려면 두어 날은 더 소요되지 싶다.
우선 대충 볼썽 사나운 것은 해결한 셈이다.
너저분하고, 지저분한 꼴을 못보는 촌부,
대충이긴 하지만 예초기 작업으로 인하여
깔끔해진 단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렇기는 한데 정말이지 많이 힘들다.
팔, 다리, 허리, 어깨는 물론이거니와
특히 손목이 많이 쑤셔 수저들기도 어렵다.
덩달아 아내도 많이 힘들었 것이다.
수시로 시원물을 갖다주고 SNS에 쓰라며
사진을 찍어주느라 연신 왔다갔다를 했다.
또한 땀냄새에 풀물까지 든 속옷과 작업복은
손빨래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쩌겠는가? 우리가 선택한 삶인데...
산골살이를 하는 우리 부부는 이러고 산다.
그래도 좋다고 하며 익어가고 늙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