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비 내려 좋은 날
2023년 4월 19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스무아흐렛날
일어나자마자 날씨예보를 봤더니 오늘부터 며칠은
일교차가 클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결국 아침과
한낮의 기온차이가 엄청 심하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농사에는 지장이 있을 것 같다. 그렇잖아도 서리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락가락하는 산골의
날씨는 언제쯤이나 제모습을 찾아서 돌아오려나?
오늘 아침은 영상 6도, 한낮에는 24도까지 올라갈
것이란다. 오늘도 서리는 내리지 않았다.
어제는 점심무렵을 지나면서 내리던 비가 그쳤다.
아침나절 비가 내려서 할 일이 있어도 못하는지라
우산을 바쳐들고 어슬렁어슬렁 곳곳을 살피면서
걸었다. 요즘따라 부쩍 비가 내리는 것이 좋고 비를
맞는 것은 아니지만 빗속을 걷는 것이 너무나 좋다.
내가 처해진 현실에 비가 꼭 필요하기에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어찌되었거나 지금
이 시기는 물론이고 앞으로 한동안 이따금씩이라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지난 주말부터 많은 비는 아니지만 사나흘 내렸다.
올봄에는 농작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소중한 먹거리에 해당하는 산나물 종류의
옮겨심기를 꽤 많이 했다. 고맙게도 그때마다 비를
내려주어 제대로 활착을 할 수 있게 되어 흐뭇했다.
앞마당 장독대 부근에 옮겨심은 토종 흰민들레와
부추는 이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머잖아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은 흰민들레 모습이 반갑고,
부추는 엄청 잘 자라 지금 바로 베어다 먹어도 될
만큼 싱싱하다. 장독대 옆에 옮긴 아스파라거스는
어느새 여러개의 촉(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지난해 처음 심어 번식을 시키느라 꺾지를 않았다.
올해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조금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고급 채소를 기른다는 것이 꽤 신기하다.
올봄에 가장 신경을 쓰면서 번식을 시키기 위하여
포기나누기와 옮겨심기를 하여 새로운 나물밭의
주인공이 된 명이나물도 아주 꼿꼿하고 싱싱하게
잘 활착이 되는 것 같아 마음 뿌듯하다. 잡초들로
무성했던 묵밭을 아주 그럴듯한 나물밭으로 일궈
놓아 너무나 만족스럽다. 밭에서 나온 잔돌을 던져
놓았던 그 자리를 조금씩 치워가며 정리하고 일궈
부추, 조선파, 눈개승마를 순서대로 심었고 드디어
명이나물을 끝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제는 가끔씩
잡초나 뽑아주면 되고 뭘 심을까 하는 고민을 전혀
할 필요가 없는 만년묵기 밭이 되었으니 정말 좋다.
진작 했더라면 고생을 덜했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