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여름과 가을 사이
2026년 8월 20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칠월 초여드렛날
일교차가 커져 더위가 가시면서 가을이 시작되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의
절기 처서(處暑)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절기와 딱 들어맞지 않는 현실이다. 그렇긴 해도
한여름 폭염은 어느 정도 누그러지는 듯한 산골,
아침 기온은 18도, 안개가 사방을 감싸고 있다.
그렇게 울어제끼던 매미소리도 뜸하고 그 대신에
풀벌레 울음소리가 적막한 산골의 아침을 깨운다.
생각컨데 어쩌면 우리네 사람들 보다는 곤충들이
훨씬 더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계절의
변화를 더 빨리 잘 알아차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뿐만아니라 야생초들도 나름의 시기에 맞춰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번식을 위해 씨방에 씨앗을 한가득
품는 것 같다. 더덕, 잔대, 도라지 같은 뿌리식물도
그렇고 키 큰 해바라기도 노란 꽃잎을 떨구고 까만
씨앗으로 변해간다. 밤에만 피었다가 지는 분꽃도
까맣게 씨앗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내가 좋아하는
가을꽃인 과꽃은 꽃몽오리가 맺히고 있다. 머잖아
꽃이 활짝 피면 가을도 덩달아 함께 다가오겠지?
하지만 지금은 여름꽃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산골,
어서 빨리 여름이 물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을에 태어나 가을을 좋아하는 촌부라서...
(어제는 8월 19일, 음력 8월 19일 촌부 생일인데
음력 인식을 못하는 SNS에서 생일이라고 공표해
많은 분들이 축하 문자를 주셨다. 일일이 답글을
못해 죄송하다. 노땅이라서 아직 생일을 음력으로
지내다보니... 미리 받은 축하, 감사합니다.^^)
옥수수 농사를 마무리하고 났더니 촌부의 농사는
이제 그다지 바쁜 것이 없다. 김장용 배추, 무우를
파종하여 돌보는 것 외는 이렇다할 별 일이 없다.
아침, 저녁으로 두 이랑씩 심은 배추밭, 무우밭에
물주기를 하는 것이 고작이다. 머잖아 노각, 오이
덩굴을 걷어내고 청갓 씨앗을 뿌릴 생각이다. 또
방울토마토 나무를 걷어내기도 전에 그 옆에 배추
모종을 심었기에 이또한 머잖아 걷어내야만 한다.
아직까지 노각, 방울토마토는 꽤 많이 수확을 하고
있다. 요즘 촌부의 자연마트 장바구니는 이것들로
채워진다. 아내가 그랬다. "끝물에 가까워 질수록
훨씬 더 맛이 좋은 것 같은데..."라고 하며 웃었다.
머잖아 노각, 방울토마토 따서 먹는 재미도, 나눔
하는 즐거움도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그렇겠지?
어제는 칠월 칠석이었다. 예전 어릴적 고향 남해
에서는 절식(節食)으로 부침개를 부쳐먹었다고
옛 기억, 옛 추억을 아내에게 말했더니 현대식으로
야식을 만들어 주었다. 감자를 삶아 으깨고 전분을
조금 섞어 반죽하여 설탕 대신에 치즈로 소를 넣고
구워냈다. 이름하여 감자 호떡이란다. 맛이 참 좋다.
또한 커피 대신 우리가 기른 애플참외도 곁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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