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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웃자란 두릅나무 자르기


2021년 1월 4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스무하룻날


지난 늦가을에 해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던

일을 드디어 어제 하였다. 바로 두릅나무 자르기,

새해에 들어 처음 바깥에 나가 한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을 뭐라고 해야할까? 두릅나무가 엄청 크게

자라 봄날에 순을 꺾기가 쉽지않아 알맞은 높이로

잘라주는 것인데 이 일을 순지르기라고 표현하는

것도 마땅찮고 그렇다고 가지치기라고 하는 것도

영 어색하다. 그래서 그냥 '두릅나무 자르기'라고

했는데 뜻만 통하면 되는 것이니까 상관없겠지?

전문용어가 있는 것인지 살펴봐도 '전지, 전정'이

이란 말 외는 없다. 가지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서

이 말을 쓰기도 그렇고... 


날씨가 꽤 추운 날이었지만 집안에서 빈둥거리는

것도 할 짓이 아니었다. 이 추위에도 아내는 하던

습관대로 걷기운동을 한다며 바깥으로 나가는 것

아닌가? 매일 한시간씩 단지 안에서 걷기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아내이다. 아내는 운동을 한다며

나갔는데 난롯불앞에 앉아 있는 것도 영 아니구나

싶었다. 나가서 아내와 함께 운동을 할까 싶기도

했지만 워낙 발발거리며 다니는 사람이라서 딱히

걷기운동을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난 것이 너무 웃자라 버린

두릅나무 자르기를 해야겠구나 싶었다. 부랴부랴

복장을 갖춰입고 엔진톱이 있는 카페로 내려갔다.

"이 추운 날씨에 눈밭에서 무슨 일을 하려고 차려

입고 오는거야?"라며 아내는 걱정스런 말투였다.

"더덕밭에 웃자란 두릅나무 좀 자를까 싶어서... "

"그걸 꼭 이 추운날 해야 하는거야? 봄에 하지?"

"놀면 뭐하나? 언제 해도 내가 할 일인데 뭘..."

"조심하셔! 전에도 두릅가시에 찔려 고생했잖아!"

"알았네. 걱정마시게!"라고 하며 엔진톱에 연료를

채워 두릅나무가 서있는 더덕밭으로 갔다.


5년전 비탈진 언덕배기에 잡목을 잘라내고 대충

정리하여 더덕밭을 만들면서 두릅나무 몇 그루를

남겨두었더니 해마다 번식을 하여 이제는 이 밭이

더덕밭인지 두릅밭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가 되어

있다. 거기에다 잡목까지 자라나 거들고 있으니까

영 볼상 사납다. 봄이 오기전에 웃자라 두릅순을

꺾기가 힘든 나무는 적당한 크기로 남겨두고 싹둑

잘라버렸다. 주변에 자란 잡목도 모두 베어버렸다.

확실한 것은 모르지만 그동안 살펴본 바에 의하면

두릅은 어느 정도 자라면 저절로 물기가 빠지면서

쓰러지고 그 주변에서 새롭게 자라나는 것이었다.

뿌리번식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웃자라버린

나무는 잘라주면 자른 주변에서 가지가 나온다고

하여 그렇게 해본 것이다. 


두릅나무 자르기는 이놈 촌부와는 앙숙인가 보다.

몇 해 전 두릅나무를 자르다가 가시에 찔려서 꽤나

고생을 했었는데 이번에  또 찔렸는지 왼손 새끼

손가락이 붓고 쑤신다. 이번에는 찔린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아카시아 가시에 찔린 것 같기도 하다.

주변에 자잘한 아카시아 나무가 있어 모두 베었다.

그때 찔렸는지도 모르겠다. 시작하기 전에 아내가

조심하라고 했는데 또 찔려서 고생하게 되었다며

걱정과 원망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닌가? 할 말이

없다. 두릅이나 아키시아 가시에는 독이 있는 것

같다. 찔린 흔적도 보이지않고 상처도 없는데 무척

쑤시고 구부러지지 않다. 조심해야 했는데, 이놈의

촌부, 아내의 원망을 들어도 싸다 싸! 


한파경보가 며칠째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 아침도

꽤나 춥다. 영하 17도까지 뚝 떨어지고 저녁부터

눈소식이 있단다. 아침 예보에는 한 사나흘 밤마다

눈이 내릴 것이라고 하는데 한파에 눈까지 내리면

낭패인데... 또 한 사나흘 자동차는 외박을 시켜야

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이 스마트폰을 한 3년 가까이 썼는데

이제는 맛이 가는지 자꾸만 버벅거린다. 돈달라는

것인가? 어제는 나름대로 복구하느라 일기도 늦게

올렸다. 요긴하게 쓰는 클립보드를 비롯한 몇 가지

기능도 없어지고 카톡, 사진편집 같은 앱도 아무런

원인도 모르게 사라져 겨우 찾아서 복구를 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을 새걸로

바꿔야 할까보다. 오늘도 여전히 버벅거리네.IMG_20210104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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