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모처럼의 장작작업
2020년 12월 28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열나흗날
"돌쇠야! 오늘 힘 좀 써야겠다."
"마님! 무슨 힘을 써야할깝쇼?"
"장작 좀 만들어야 하겠구나!"
"아하~ 장작이요, 분부 거행하겠나이다."
간만에 장작작업을 하기로 하면서 나눈 농담이다.
그동안 장작집에서 난로안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토막나무들만 골라서 가져다 땔감으로 쓰다보니
이제 남은 것은 길고, 넓고, 커다란 토막나무들만
남았다. 난로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아내의 부탁이 있었다.
주유소에 내려가 휘발유를 사오고, 엔진톱 연료를
배합하여 만들었다. 카페에 보관한 엔진톱을 꺼내
점검을 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라 혹시
이상이 있을까봐 톱날 확인과 연료도 보충을 했다.
엔진톱, 도끼, 해머가 장작집앞으로 모두 집합했다.
참 오랜만에 장작을 만드는 공구들이 모인 것이다.
한동안 추웠던 날씨도 푹하게 풀려서 제대로 날을
잡은 것 같았다. 바깥일 특히 장작작업을 하기에는
아주 그만이고 안성맞춤이었다. 누가 날을 잡았나?
우선 장작집에서 토막나무를 꺼내 분류를 하였다.
도끼로 쪼개야 하는 것, 엔진톱을 사용하여 잘라야
하는 것으로 나눴다. 대부분이 제재소에서 목재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토막나무라서 크기가 일정치
않다. 그래도 이런 것을 구한 것이 얼마나 수월한지
모른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 양반이고 누워 떡먹기
수준이라고나 할까?
쌓아놓았을 때는 얼마 안되는 것 같더니 꺼내 분류
하고나니 꽤나 많은 분량이었다. 드디어 작업개시,
촌부가 도끼로 쪼갠 나무를 아내는 다시 장작집에
쌓았다. 대부분이 사각형 토막나무라서 도끼질도
그다지 어렵지 않아 수월하여 좋았다. 엔진톱으로
잘라야 하는 크기의 넙적하고 길다란 토막나무도
우선 도끼질로 쪼갠 다음에 엔진톱으로 잘라야만
했다. 둘이 손발이 척척 맞으니 능률도 오르고 또
시간도 단축이 되었다. 간만에 호흡을 맞춰보았다.
오랫동안 함께 경험을 축적한 환상의 복식조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정도면 올겨울에는 장작작업을 하지않아도 될
것 같다. 시간이 나면 지난 봄에 잡목을 베어놓은
것을 가져다 자르고 쪼갤 계획이다. 아마 지금쯤은
아주 잘 말랐을 것이다. 그리고 더덕밭 윗쪽 숲에
저절로 쓰러져 말라버린 꽤 커다란 나무들을 있어
가져다 잘라서 장작을 만들까 싶다. 그 작업 또한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틈이 나는대로 시나브로
하려고 한다. 이 나무들만 잘라서 장작을 만들어도
많게는 한달, 적어도 보름치의 땔감은 될 것 같다.
모처럼 도끼질도 하고, 엔진톱 작업도 하여 그런지
손목, 팔꿈치, 어깨, 허리가 뻑적지근 하긴 하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이상하게 장작작업을 하고나면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아내도 그렇다며 아주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간밤에 눈발이 날렸던 모양이다. 아침에 나가보니
땅바닥에 드문드문 흔적이 보였다. 날씨는 푹하다.
영하에 가까운 0도이다. 추운 느낌이 전혀 없다.
연말연시에는 다시 한파가 몰려오고 새해 1월은
무척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한다. 지금까진 큰
추위가 없었는데... 추위쯤이야 견딜 수가 있는데
어서 빨리 몹쓸 코로나19가 사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