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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1204_8.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7.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6.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5.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4.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3.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2.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IMG_20191204_1.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대화[촌부의 단상]
산곤 부부의 대화

12월 4일, 음력 11월 동짓달 초여드렛날
"날씨가 추우니까 옷은 단디 입고 나갑시다!"
"그렇지? 그라모 오늘은 무슨 모자를 쓸까?"
"오늘처럼 추운날은 군밤장수 모자가 좋을 듯한데..."
"그러지 뭐, 아따야~ 따시긴 따시다!"
어제 아침나절에 장작 나르기를 하러 나가며 아내와
했던 대화이다. 군밤장수 모자라고 부르는 이 모자는
오래전 아내가 겨울날 밖에 나가 일하는 촌부를 위해
사다준 모자이다. 추운날은 귀를 덮을 수가 있어 좋다.
비록 볼품은 없지만 따뜻하면 그만이지 하면서 썼다.

"그 많고 높아 보였던 장작더미도 이제 끝이 보이네."
"그러게, 저 많은 걸 언제 다 옮길까 걱정을 했는데..."
"장작더미를 보면 늘 장서방 생각나고 고맙더라구! "
"고맙지! 장서방 아니었으면 옮기느라 고생했겠지?"
아내도, 촌부도 막내 동서 장서방이 옮겨준 장작을
보며 늘 고마운 마음이었다. 지난 가을 죽데기를 사다
카페앞 주차장에 쌓아놓고 사람을 사서 장작 크기로
잔뜩 잘라놓은 다음 윗쪽에 위치한 집부근 장작집에
옮기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산골집에 다니러왔던
아우 장서방이 세렉스 짐차로 옮겨주었던 것이다. 

"아이구야, 고생했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더니..."
"장작집에 장작 다 채운 기념으로 하이파이브 할까?"
"고생 참 많이 했네, 당신..."
"당신이 고생 많았지요. 싣고, 나르고, 쌓느라..."
"그런데 여보! 우리 부자된 것 같잖아?"
"부자? 암요, 부자 맞지요! 장작 부자...ㅎㅎ"
드디어 두 군데의 장작집을 모두 다 채웠다. 얼마전에
밭가 장작집에 말려둔 장작을 가져다 현관옆에 새로
지은 임시 장작집을 채우느라 비웠던 것을 시나브로
채우기는 했으나 바쁘단 핑계로 마무리를 못했었다.
어제는 작심을 하고 마무리를 짓기로 하였던 것이다. 
장모님댁 아랫쪽에 장서방이 세렉스로 몇 차례 실어
날라다 주어서 잔뜩 쌓아놓았던 장작을 장작집으로
옮기는 일을 모두 마친 것이다. 이제 올겨울의 땔감용
장작을 나르는 일은 끝났다. 아내에게 걱정 하지말고
맘껏 장작을 가져다 난로에 넣고 뜨끈뜨끈, 후끈후끈,
화끈화끈하게 지피라고 말했다. 나머지 남은 장작은
더 이상 쌓을 데가 없으니 비닐 천막을 덮어 눈, 비에
젖지않도록 해놓았다.

"장작 나르기도 끝났는데 바람이나 쐬러 나갈까요?"
"좋지요. 어디로 갈까? 당신이 원하는 대로..."
"진부 장날인데 장구경 하고 맛난 국수나 먹고 올까?"
"좋지! 그러세! 눈발 날리는 날, 홀가분한 마음으로..."
씻고 집을 나서는데 제법 굵은 눈발이 흩나리고 있어
날씨도 좋잖은 날에 날궂이하러 나가는 것같아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아내의 들뜬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냥 진부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빨리 갈 수는 있지만 드라이브 삼아 가끔씩
가는 진부장이나 월정사를 갈 때는 경치가 좋을 뿐만
아니라 느낌이 좋은 국도를 이용한다. 그렇게 진부에
가서 마치 한적한 시골 찻집같은 느낌이 드는 음식점,
국수집에 도착했다. 얼마전 맛집이라고 하여 가끔씩
오자고 했던 그 집인데 알고보니 유명한 프렌차이즈
체인점이라고 했다. 그래도 국수맛이 깔끔하고 좋고
모듬 만두도 맛이 좋았다. 조금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진부 5일장 장골목 구경하며 쪽파와 디포리를
사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흐믓하게 즐긴 드라이브...

"저녁에는 맛있는 것으로 뭘 해줄까?"
"점심 맛있게 잘 먹었는데 뭘 또..."
"점심은 점심이고 고생했는데... 묵은지찜 어때?"
"나야 좋지! 만들려면 당신이 힘들잖아?"
"걱정마슈! 그럼 당신은 모처럼 오수나 즐기시지?"
"그래도 되겠는가? 그럼 조금만..."
얼마나 지났을까?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낮잠을 깼다.
이런이런, 일어나보니 날이 컴컴했다. 피곤했었는지
조금만 잔다는 것이 두 시간 가까이 곯아 떨어졌던 것,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머리를 긁적이며 1층에
내려왔더니 그새 아내는 난롯불을 지펴놓고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다. 돼지목살을 묵은지로 돌돌 말아 만든
묵은지찜이 얼마나 맛이 좋은지 소주가 생각이 나서
냉장고를 열고 소주병을 꺼냈더니 딱 석잔만 마셔야
한다는 마나님의 엄명에 한 잔을 두번씩 나눠 아껴서
마셨더니 술맛은 물론이고 묵은지찜도 더 맛있었다.

"여보! 밖에 또 눈발이 날리는 것 같은데..."
"검색해 볼게! 어? 새벽에 눈소식이 있네!"
"자동차 아랫쪽에 내려다 놓아야 하는 것 아녀?"
"글쎄? 또 예보에 속고 날씨에 속는 것 아닐까?"
"설령 그렇더라 속는 것이 낫잖아? 알아서 하슈!"
"그래도 그게 낫겠지? 내려갔다 올게. 어휴~~~"
컴컴한 밤중에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다놓고 걸어서
올라왔는데 늦은 저녁 내다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또 속여도 괜찮은데 이번에는 속이지 않았네!"했더니
눈이 내리면 눈치울 것이 걱정되는 아내는 무듬듬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눈 많이 왔어?"
"아냐! 땅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로 내렸네."
"많이 추워? 또 속은 거 아냐? 자동차..."
"잘 내려다놨어! 영하7도의 이런 날씨가 더 위험해!"
"이제 시작인갑네? 어휴~ 눈 쓸어야 돼?"
"이 정도면 눈 치울 필요없으니까 괜찮아!"
"눈길 걸어 내려가려면 힘들겠다?"
"이 정도는 괜찮아!"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내리긴 했으나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 지붕은 하얗게 보이지만 땅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라고 할까? 아내의 말 그대로 이제 또 시작이다.
눈이 내리는 것이 걱정되는 겨울날 아내 한숨 소리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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