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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824_4.jpg : 촌부의 단상-머리끄덩이 잡아 재끼듯...IMG_20190824_3.jpg : 촌부의 단상-머리끄덩이 잡아 재끼듯...IMG_20190824_2.jpg : 촌부의 단상-머리끄덩이 잡아 재끼듯...IMG_20190824_1.jpg : 촌부의 단상-머리끄덩이 잡아 재끼듯...[촌부의 단상]
머리끄덩이 잡아 재끼듯...

8월 24일, 음력 칠월 스무나흗날
집에서 나와 작은밭 모퉁이를 돌아서면 우리식구들이
'자작나무길'이라고 이름을 붙인 자그마한 길이 있다.
큰밭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길 양옆으로 
다섯 그루씩 열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어 작은 숲길을
만들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너무 커다랗게 자라는
자작나무는 밭을 가리고 그늘을 지게 하여 농작물의
성장에 피해를 입혔다. 애초에 나무의 속성을 몰라서
너무 간격을 좁혀 심었던 것이 우리의 시행착오였다.
당시에 우리는 향후 나무가 얼마나 크게 자랄 것인지, 
자라게 되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인지를
전혀 고려하지않고 그저 나무는 심으면 좋은 것이란
단순한 생각으로 한꺼번에 여러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이었다. 여름날이면 열 그루의 자작나무는 하늘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란 나뭇잎이 터널을
이루었다. 너무나 보기가 좋은 모습이었으나 문제는
밭작물에 해가 되는 것이었다. 텃밭농사를 짓지 않을
수 없으니 고민끝에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두 그루를
남기고 모두 베어냈다. 다 베어낼까 하다가 식구들의
추억이 스려있는 길이라서 두 그루를 남겨둔 것이다.

자작나무를 베어낸 그 주변을 그냥 둘 수가 없었다.
작은밭 쪽은 명이나물을 심었고, 입구쪽에는 해마다
백일홍이나 봉숭아, 메리골드와 같은 꽃을 심곤 했다.
왼쪽에는 비비추를 일렬로 심어놓았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씨앗이 날아와 자라는지 모르게 온갖
잡초들이 무성하다. 이놈들을 어찌할까? 예초기로 확
밀어버릴까 하다가 뿌리를 남겨두면 또다시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돋아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엊그제 잠시 내린 비로 인하여 땅속이 촉촉하게 젖어
딱딱하지는 않은 것 같아 그냥 맨손으로 뽑아보기로
했다. 아니구나, 잡초들이 무서워 하는 빨간 목장갑을
무기로 삼아 신나게 뽑아재꼈다. 무성한 잡초를 뽑다
보니 문득 이상하고 야릇한 생각이 드는 것 아닌가?
요즘 세상 알기를 우습게 알고 나대면서 깝죽대는 女,
교활(狡猾)하기가 짝이 없어 밉상도 그런 밉상이 없는
보기싫은 者, 그런 진상들 머리끄덩이를 확 잡아채고
당기듯 정신없이 뽑아재꼈다. 알게 모르게 잔뜩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너무 볼상 사나운
잡초도 뽑고, 쌓인 스트레스도 풀었으니 이거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면서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나라는 풀어야만 하는 숙제가
한라산 만큼이나 백두산 만큼이나 수없이 많고 한없이
높이 산재되어 있으니 그것이 문제라면 문제로구나! 

잘난 나으리들아, 제발 좀 뭉쳐라!
나라야, 하루빨리 평온해져라! 
세월아, 빨리 좋아져라! 
이 무지랭이 촌부도 마음 좀 놓고 살 수 있게...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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