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 가을이구나!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고
맑은 공기를 더 서늘하게 하려는지
가을비가 사흘째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여기저기 뽐내며 핀 들꽃들도
푸른 녹음에서 서서히 알록달록한
옷으로 갈아입는 나뭇잎들도 눈에 띤다.
중앙통로 길가에 도열하고 있는
벚나무의 잎사귀는 뭐가 그리도 급한지
가을비에 낙엽되어 뚝뚝 떨어져 흩날린다.
큰 밭에는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누렇게 호박이 익어 풀섶에 누워있고
메주콩도, 쥐눈이콩도 서서히 익어간다.
작은 밭에는 벌레들이 먹다 만 배추 몇 포기,
뒤늦게 씨앗을 뿌린 무우가 쑥쑥 자라고
처음 심어본 쪽파가 너무나 예쁘게 잘 자란다.
택배기사 아저씨가 "택배 왔어요!"라고
전화하여 한 걸음에 재빨리 달려 내려갔더니
아들녀석이 마을분들께 드리라며 선물을 보내왔다.
아~ 그러고 보니 내일 모레가 추석 명절이구나!
뭐가 그리 바쁜 것인지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산으로, 밭으로, 일터로 동분서주하고 있었을꼬?
멀리 도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녀석이
어미, 아비와 함께 명절을 쇠러 온다고 한다.
너무 반가운 마음인데 세상 떠나신 부모님이 그립다.
이 촌부, 세월가는 게 무서운 나이가 되었는가 보다.
늘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을 오늘처럼 살자하는
산골 촌부의 다짐이지만 그래도 세월감이 두렵다.
아~
이미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