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장모님 모시고 병원을 다녀와서...
아침나절 햇볕이 좋을 것 같아 붉은 고추를 주차장에
내다 널었다. 사나흘 가을비가 내린 후에 이틀 동안은
햇볕이 좋아서 고추가 많이 말랐다. 조금이라도 빨리
말리고 싶지만 우리 마음 뿐이다. 어제는 다른 날보다
빨리 고추를 널었다. 장모님을 모시고 원주의 병원에
다녀오려고 서두른 것이다. 장모님께서 연세 드시며
점점 기억력과 인지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처남이 서울보훈병원에 모시고 다니면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오곤 했었지만 워낙 먼거리라서
가까운 원주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지어 오려고 갔다.
의원을 검색하여 갔더니 종합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다시 검색, 전화로 문의하여 다녀왔다.
아내가 모시고 함께 진료실에 들어가 몇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얼마전 보건소에서 검사를 할 때보다 많이
안좋다고 하며 걱정스런 모습으로 나왔다. 일단 열흘
복용할 약을 처방해주었다. 아내는 보건소에서 지어준
장모님의 약을 약달력에 넣어놓고 챙겨 드리고 있다.
장모님의 병환을 미리 속단을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자식들의 마음은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오래오래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곁에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큰딸과 손을 꼬옥 붙잡고
걸어가시는 모습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병원을 다녀와 울적했던 마음을 꽃들이 위로해준다.
심지않았도 자연스럽게 자라 꽃을 피우는 야생화의
수수한 모습이 그렇고, 일부러 심기는 했지만 화려한
모습으로 뽐내는 다알리아 꽃도 그렇다. 마치 동서양
꽃들의 조화로움이 촌부의 마음을 달래주고 어루만져
주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밖에 나오시는 것을 꺼리는
장모님께서 집안에만 계시지 말고 흙도 좀 밟으시고
단지 여기저기 자연스레 자라고 꽃이 피어있는 많은
야생화들이나 일부러 심어놓은 다알리아, 메리골드와
같은 꽃도 감상하시고 꽃내음도 맡으시면 좋으련만...
무릎 수술을 받으신 후로 거동이 불편하시긴 하지만
워낙 운동을 안하셔서 근력이 많이 쇠약해지신 것이
원인이라면서 막내처제가 집에서 하는 운동기구까지
사다 드렸는데 잘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운동삼아
밖에 좀 나오시라는 큰딸과 사위의 말을 안들으시니
걱정이다. 부디 제발 공기좋은 이곳을 맘껏 즐기시며
건강하셨으면 좋겠는데...
우리 단지에는 오래 전부터 길냥이가 살고있다. 벌써
몇 번 새끼를 낳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두 녀석만 남아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얼마전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장작집에 덮어둔 비닐 천막안에 새끼를 낳아 소리가
들리다가 어느 날부터 소리가 들리지않아 궁금했는데
그새 새끼들을 데리고 카페앞 데크에서 놀고 있었다.
저녁무렵 널어 놓은 고추를 거둬 들이려고 주차장에
갔더니 누워있는 어미품에 머리를 박고 들어가 젖을
빨아먹는 것 같은 모습을 보았다. 아마 어미는 우리를
아는 것 같다. 다가가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새끼들은
어미에게 훈련을 받았는지 데크에서 놀다가도 촌부가
다가가면 줄행랑을 친다. 그런데 정말 어렵게 길냥이
어미와 새끼가 함께있는 가족사진을 스마트폰에 담을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찍고 올라오며 우리 장모님께서
자식들과 함께 오래도록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