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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70828_3.png : 촌부의 단상-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은 핑계가아닌데...IMG_20170828_2.png : 촌부의 단상-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은 핑계가아닌데...IMG_20170828_1.png : 촌부의 단상-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은 핑계가아닌데...[촌부의 단상]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은 핑계가 아닌데...

요즘은 가끔씩 몸보다 마음이 앞서가다보니 답답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스스로 느긋한 마음을 갖자고 다짐
하지만 그것은 잠시 잠깐뿐 이내 조바심을 내곤한다.
젊은 시절에는 워낙 급한 성격이어서 낭패를 본 적이
한두 번 아니었다. 별 것도 아닌데 먼저 화부터 벌컥
내기도 했었고 일을 두고 어영부영 하는 꼴을 절대로
용납을 못해 아랫 사람을 질책하기도 했으며 스스로
일을 빼앗아 하기도 해 오히려 힘들어 지치기도 했다.
분명히 그것은 성격상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한 것은
한참 지난 뒤에서야 깨달았고 서서히 고치기 시작해
한동안은 너무 느긋함에 스스로 놀라곤 하였었다.

그런데 또다시 그 병(?)이 도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너무 모자라고 그렇다고
도와달라 해야 할 사람도 없으니 혼자 전전긍긍이다.
일이란 해야하는 시기가 있으며 때가 있는 것이라서
그때를 놓치면 일의 양은 더 많아지는 것이 도시와는
다른 산골살이의 현실이다. 사실 밭일을 제외하고는
그냥 둔다고 해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은 없다.
남을 의식하기보다도 아내와 촌부가 그런 모습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힘이 들어도 하는 것...

또한 바깥일은 아내에게 시키고 싶지도 않고 한다고
해도 함께 하려고 한다. 꽤나 오랜 세월동안 산골에
살고 있지만 아내는 워낙 겁이 많은 사람이라서 어쩔
도리가 없다. 특히 요즘같은 하절기에는 뱀이 수시로
출몰하여 놀라게 하고 온갖 벌레들이 들끓고 있어서
아내는 집밖을 나설때는 꼭 장화를 신고 다닐 정도로
겁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어찌 혼자서 하게
할 수가 있겠는가? 설령 아내가 혼자 하겠다고 해도
맡기고 싶지가 않은 것이 촌부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그나저나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다 촌부가 해야하는
일들 뿐이라서 동분서주 바쁘게 움직인다. 하루종일
집일만 한다면 이 정도 일쯤이야 아직 충분히 소화를
하고도 남을 기운은 있지만 주업은 따로 있고 아침과
저녁 그리고 쉬는 날에만 집일을 하다보니 일이 밀려
혼자 종종거리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하는 말마따나
돈도 안되는 일을 뭘 그렇게 힘들게 하느냐고 할런지
모르지만 어차피 내가 할 일이라면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그에 따르는 보람을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산골살이를 하는 묘미이면서
재미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예전 아우들과 함께 살때는 일부러 나누지도
않았는데 서로의 특기라고 할까 아님 관심분야라고
할까는 모르지만 자연스레 일을 나눠서 하곤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 일들을 요즘은 혼자서 하다가 보면
그때 그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그립고 또 그립다.

어젯밤 늦게 아들은 다시 도시 삶터로 향해 올라갔다.
이틀동안 아내는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아깝다며
이것저것 챙기며 싱글벙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장모님께서도 당신께서 기르다시피한 첫 정, 손자의
장성한 모습이 대견스럽다며 밥을 사주고 싶어했다.
손자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인근 고깃집으로 가
저녁을 먹고 왔다. 장모님께서 사야한다시며 계산을
하시는데 마음이 짠했다. 자식사랑 아니 손주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외출시에는 지팡이를 짚어야만
하시고 가끔씩이지만 기억력도 예전만은 못하셔서
걱정이다. 양가 부모님 중에 이제 장모님만 계시는데
지금껏 어떻게 성심껏 모셨는가 반성을 해보게 된다.
손자 손을 꼬옥 잡고 함께 걸어가시는 뒷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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