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방충모자, 들깨심기 그리고...
밭에서 일을 하려고 하면 깔다구를 비롯한
온갖 날벌레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한다.
특히 아내에게는 유난스럽게 많이 달라들어
모자를 쓰고 심지어 고글까지 해도 물린다.
그래서 밭일을 비롯하여 바깥에 하는 일을
하려면 준비물이 많았는데 이제는 걱정없다.
방충모자를 두개 구입하여 해봤더니 좋다.
마치 양봉하시는 분들이 그물망으로 쌓인
모자를 착용하는 것과 같은 모자이다. 이런
모자가 있는 줄을 몰랐는데 얼마전 처남댁
형수님께서 착용하고 밭에서 일하시는 걸
보고는 아내가 형수님 조카딸에게 부탁하여
구입을 한 것이다. 조금 더운 느낌이 있기는
해도 날벌레들의 공격을 막을 수가 있어서
아내는 좋단다. 새로운 산골의 모자패션...
어제 해가 질무렵에 아내와 함께 들깨모종을
심었다. 이제 모종심기는 모두 마무리하였고
빈밭을 모두 채웠다. 지금부터 가을걷이하고
김장용 배추와 무우를 심을 때까지는 밭에서
자라고 있는 녀석들만 돌보면 되는 것이다.
그제 오후에 마을형님댁 형수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들깨모종 조금 갖다 심어 실래요?"
라고 하시기에 옳다구나 좋다 싶어 달려가서
얻어 가지고 왔다. 들깨는 모종판에다 심은
것이 아니고 밭에다 씨앗을 뿌려서 모종을
부은 것이라 그냥 몇포기씩 쑥쑥 뽑아 주어
꽤 많이 가지고 왔다. 조금만 주어도 된다고
했는데 인심이 후하셔서 잔뜩 주신 것이다.
덕분에 큰처남댁에도 모종을 갖다 드렸다.
바로 모종을 심지말고 하루 정도 물에 담가
두었다가 밭에 옮겨심으면 활착을 잘한다는
노하우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시는 형수님의
마음이 고마웠다. 마을 형수님의 말씀대로
어제 저녁무렵 밭고랑에다 물을 듬뿍 주고
들깨모종을 심었더니 아침이슬까지 맞아서
그런지 꼿꼿한 모습으로 서있어서 반갑다.
어제 고교친구들은 서울을 떠나서 거제도와
외도로 회갑기념 여행을 겸한 섬산행을 하러
떠났다고 한다. 약 120여명이 부부동반으로
갔다고 하는데 우리부부는 올해 회갑을 맞는
촌부라서 당초 참석하려고 했으나 어머님의
병환을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마음적으로나
시간적인 여유야 없어 함께 하지를 못했다.
친구들의 즐겁고 신나는 여행이기를 바란다.
아내는 우리들 회갑여행은 가을쯤에나 둘이
다녀오자고 위로를 하며 특식을 준비하였다.
이름하여 산골아낙표 "매운 치즈 불닭"이다.
닭다리살을 발라서 갖은 채소와 양념으로
볶다가 피자치즈를 뿌려서 한소끔 끓여내니
기가 막힌 맛의 야식이 완성되었다. 거기다
소주를 한잔하라고 하니 이 또한 안성맞춤...
친구들의 여행이야기며, 가을에 갈 회갑여행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술한잔을 하는 시간은 너무나 좋았다. 요즘
소주를 마시지 않았다. 얼마전에 잠시 앓은
배탈 휴유증으로 한동안 금주령이 내렸었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소주, 캬~ 좋구나 좋아~
맛있는 음식에 소주까지 챙겨주는 아내에게
감사 감사 또 감사함이다. 팔불출...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