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하루에도 몇번씩 나가보고 살펴보는 밭,
뭐 별다른 특이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시로 발걸음이 옮겨지고 또 옮겨진다.
대부분이 채소뿐인 우리밭이기는 하지만
하루하루 변해가는 모습이 아주 신기하다.
한두해도 아닌데 볼때마다 다른 느낌이다.
봄에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리고 나서부터
잎채소는 한잎두잎, 열매채소는 한개두개
거둘때까지 정성을 들이고 애정을 쏟는다.
그러다보면 땅의 기운과 하늘이 내려주는
빗물 그리고 산골의 맑은 공기를 듬뿍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이렇게 자라나는 채소들을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고 마음 흐믓하여 미소를 짓는다.
먹는 즐거움보다도 보는 즐거움이 더 좋다.
가뭄에 물을 주고 자라는 잡초를 뽑아주고
지지대 세우고 끈을 묶어주는 일을 했었다.
또하나 더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준다.
아침저녁 왔다갔다 하며 버릇처럼 말했다.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