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잡초 소탕작전
며칠만에 햇볕을 보는지 모르겠다.
너무나 긴 비내리는 날의 연속이어서 오늘따라 더욱 더 햇살이 반갑다.
먹구름 사이로 고개를 쑤욱 내밀었다가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활짝 웃지 못하고
살포시 웃다가 또다시 쏜살같이 구름속으로 숨어 버린다.
그렇다면 이런날은 뭘 하면 좋을까?
나뭇그늘에 앉아 밭을 보다가 또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 궁리끝에 할 일을 찾았다. 잡초를 뽑는 일...
꽤 여러날 비가 오락가락하다가 사흘간에는 장맛비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그 사이 밭에 잡초가 무성하다못해 잡초밭이 되어 버렸다.
이럴때를 두고 주객전도(主客顚倒 )되었다고 하는 것이리라.
기다려라! 이 놈의 잡초들아~
-잡초 소탕작전 계획-
작전일시:2014. 8. 22 pm ..시..분..초
작전장소:들깨와 토마토, 배추밭 일대
작전대장:흰머리 영감탱이
공격선봉1:호미대원
공격선봉2:빨간장갑대원
마무리조:양동이대원
지원군1:토시대원
지원군2:밀짚모자대원
지원군3:고무장화대원
작전계획이 세워졌으니 자~ 이제 슬슬 작전을 개시해볼까나.
작전대장 흰머리 영감탱이의 작전개시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신속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먼저 호미대원이 땅을 깊숙히 파서 잡초의 뿌리까지 헤집어 놓았다.
그 다음 빨간장갑대원이 잡초들의 머리채를 사정없이 잡아채서 정신을 못차리게 흔들고
흙을 털어 양동이대원에게 인계를 한다.
양동이대원은 인계받은 잡초들을 차곡차곡 움직이지 못하게 가두었다.
잡힌 녀석들은 갓나오기 시작한 애숭이 녀석들부터 이미 씨앗이 맺힌 노련한 녀석들까지 다양하다.
작전내내 지원군은 작전대장을 보좌하였다. 밀짚모자대원은 작전을 위해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었고
또다른 지원군 고무장화대원은 흙의 침입을 막아 작전대장의 발을 보호하였으며,
토시대원은 또다른 침입자인 깔따구를 비롯한 벌레들의 공격에 대처하였다.
이렇게 한바탕 벌어진 잡초 소탕작전은 해가 서산에 질무렵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하지만 이번 작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잡초들이 씨앗을 맺기 전에 몇날은 치러야 할 잡초들과의 싸움이 될 것 같다.
그러다보면 올해 잡초들과의 전쟁은 종식이 되겠지?
잡초 소탕작전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조물주가 이 세상 만물을 만들 때 사람들이 게으름 피우지 말라고 잡초를 만든 것이 아닐까? "
나는 잡초가 싫어요라고 50(?)년전쯤 승복이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