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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산골아낙은...

산골아낙은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은지 모른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못난 남편을 만나 이 고생 저 고생
그래도 고생이라 여기지 않으니 고맙다.

산골아낙은 하고 싶은 것이 많으니
무척이나 바쁘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봄부터 겨울까지...
그렇다고 꼭 해야 할 큰 일도 아닌데
그 일들의 끝이 보이지 않으니 원~

봄날에는
벙거지를 쓰고 장화를 신고
산나물을 캐러 산을 누빈다.
고사리, 취나물, 곤드레, 두릅, 질경이...
데치고 말리고 얼려서 겨울을 준비한다.

여름날에는
뜨거운 햇볕에 고운 얼굴을 그을리며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채소들을 돌본다.
고추, 상추, 깻잎, 호박, 오이, 토마토...
싱싱한 채소들과 더불어 미소를 머금는다.

가을날에는
알록달록 올록볼록 단풍을 벗삼아
온갖 자연의 선물에 함박웃음 가득하다.
오미자, 머루, 다래, 더덕, 잣, 콩...
수확의 기쁨에 해가 저무는 것도 아쉽다나.

겨울날에는
온통 하얀눈으로 뒤덮힌 적막한 산골
하지만 겨울은 또 일이 있다. 눈치우기...
눈치우기가 없는 날도 바쁘다.
주워온 잣을 까고, 장을 담그고, 책을 읽고,
108배로 심신을 단련하고...

이렇게 산골아낙은
일년 365일 나름대로의 생활철학으로
몸과 마음을 헛되이 놀리지 아니하고
움직이고 또 움직이며 열심히 산다.
고맙고 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팔불출 남편 촌부가...

● 아내는 도시부근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거의 도시에서 학교를 다녔고 시골생활은 이곳으로 와서 시작한 사람이다. 젊은 날 해태제과에서 친구처럼 만나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하여 나의 반려자가 되었다. 내성적이고 보수적이지만 성실함과 인내력, 배려심이 남다른 사람이다. 이제는 산골생활에 젖어 도시생활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지만 가끔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있는 친구들이 그립고 도시생활의 추억을 못잊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도시생활은 못할 것 같다는 사람이다. 다만 하나뿐인 아들녀석이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나? 가끔씩이나마 도시에 나갈 수가 있으니까... 그래도 한때는 도시에서 한지미술 강사로 문화센터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여성교실에서 강의를 했던 경력을 가진 사람인데... 이제 그 자격증은 책장속에 깊숙히 간직되어 있다. 그나마 그 때 그 추억을 잊지말라고 집안 곳곳의 벽에 작품을 걸어 작은 갤러리처럼 꾸며 주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하였다. 이제는 장담그는 것과 장아찌, 각종효소를 담그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우리며 재미를 붙이고 사는 산골아낙이 되었다. 또한 처제와 함께 펜션지기로 오시는 손님들과의 대화로 산골생활의 적적함을 달래며 지내고 있다. 또다른 아주 소박하고 욕심이 없는 자그마한 꿈을 키워 가면서...

PicsArt_1408632380282.jpg PicsArt_1408633928985.jpg


Atachment
첨부 '2'
  • sims 2014.08.22 10:09
    그마해라. 몇살 먹지도 않은 자가...
    지난 거에 반은 더 살아야 할 자가...
    농사 잘져서 소고기도 사묵고 아덜 장개도 들고
    마음이 그래 많이 걸리는 마나님과 구경도 댕기고
    손주도 보고 손주 장개가는 것두 봐야 하고
    손주 용돈받아 대포도 하고
    늙은 마누라 잔소리도 듣고 등도 긁어 달라 하고
    뽀시가 아직 멀었다
    좋은 길 안내해 보게
  • 뽀식이 2014.08.22 11:29
    자식놈 키워 대학에 보내놓고 도시에서 살만하니까 산골로 가자고 했을때 반대하지않고 말없이 따라와 주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네. 와서도 3년을 집짓느라 단지꾸미느라 허리가 끊어지듯하고 돌골라 내느라 손가락에 피멍이 들도록 일을 시켰으니 얼마나 미안한가? 사서 고생을 시킨거지. 그러니 지금은 옴메~ 기죽어! 하면 살아야제...ㅎㅎ
  • 수희짱 2014.08.23 00:43

    여자가할일만아요

  • 뽀식이 2014.08.23 08:23
    수희야!
    그렇지? 어떻게 보면 아줌마들이 더 힘든겨~
    마나님께 잘 해야 노후가 편안거라더군. 잘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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