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7월을 보내며...
산새들의 지저귐에 잠을 깼다. 창문을 열었다.짙은 안개가 자욱하여 먼산은 커녕 가까이의 앞산도 안보인다. 밭에 나가 아침일을 하려고 했더니 갑작스레 빗방울이 또 후두둑거린다.어젯밤 자정무렵에 천둥소리와 함께 한바탕 요란하게 퍼붓던 소나기의 여파인가 보다. 이렇듯 아주 변화무쌍한 것이 산골의 날씨다.오래전에는 예보에도 없는 기상변화에 당황도 많이 하였지만 이제는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라 그러려니 하고 무덤덤하고 예사롭다.
이제 계절은 여름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참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을 한 겨를도 없이 뭐가 그리도 바쁘고 급한지 쏜살같이 내달리고 있는 것 같다. 급할것이 없다고 늘 게으름을 피우며 유유자적하고 있는 촌부가 이제서야 나이듦을 인식해서 그런것은 아닐까? 벌써 7월의 마지막날에 와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딱히 내노라고 할 만한 성과도 없이 세월만 까먹고 있으니...
간간이 내리는 비에 바지가랭이를 적셔가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다. 여름꽃들이 꽤 많이 여러종류가 피고 있다. 노루오줌풀, 더덕, 겹삼잎국화, 용담, 동자꽃... 녀석들이 참으로 예쁘다. 봄에만 꽃이 피는 것이 아니다. 봄꽃은 땅바닥에 가깝지만 여름꽃들은 꽃대가 쑤욱 나와 키가 훌쩍 자라서 땅바닥보다는 하늘을 더 가까이 하려고 한다고 하는 표현이 맞는 것이 아닐까? 하여간 무더운 여름을 수놓는 이 녀석들과 함께 더위를 이겨내야겠다. 오늘은 오이 두개, 토마토 두개, 방울토마토 두개에다 브로콜리 한송이를 땄다. 싱싱한 채소를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따서 먹을 수가 있음이라는 것이 산골살이에서나 느끼는 재미이고 보람이 아니겠는가? 7월아! 잘 가거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