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
소박한 꽃, 소박한 情...
●으아리꽃
현관창문쪽 앞뜨락에 덩굴로 우거진 으아리가 별이 반짝이는 모습처럼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집 야생화식구들 중에 인동, 더덕과 함께 대표적인 덩굴식물이다. 덩굴식물이라 매어준 끈을 따라 무성하게 뻗어 올라가는데 별도의 덩굴손은 없으나 구부러진 듯하게 생긴 잎이 그 역할을 한다. 진한 녹색잎사이에 하얗게 꽃이 피는데 화려함보다 소박함이 더 묻어나는 꽃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수수함이 좋다며 산골아낙이 아끼는 꽃이다. 으아리꽃의 꽃말은 '고결,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이라고 한다. 이름에 대한 몇가지의 재미있는 유래를 가지고 있는 꽃이다.
첫번째, 으아리꽃의 줄기가 연하고 약하게 보여 쉽게 끊을수 있을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줄기를 손으로 당겨도 잘 끊어지지않고 손에 파고들면서 아픔이 전해지게 되어 '으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두번째, 으아리꽃이 지고나면 응어리가 진 열매가 팔랑개비처럼 맺히는데 응어리가 응아리로 그 다음 으아리로 변했다고 한다.
세번째, 옛날에는 지게끈으로 칡넝쿨이나 인동넝쿨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으아리보다 줄기는 굵지만 쉽게 끊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사위사랑이 남달랐던 장모가 그런줄도 모르고 사위가 짐을 많이 지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에 일부러 이런 종류의 덩굴을 끊어서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위는 평상시보다 더 많은 짐을 졌는데도 덩굴이 끊어지지않아 '으아~ '하며 놀랐다고 해서 그 덩굴을 '으아리'라고 했단다.
●소박한 情
어제 저녁무렵에 반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이씨! 바쁜가? 건너 와서 꼬야 좀 따갈란가?" 라고 하셨다. 딱히 바쁜일도 없고 해서 바로 찾아 갔더니 사모님께서 꼬야나무밑에다 넓다란 천막을 펼쳐놓고 계시며 어서오라고 반기셨다. 웃으며 반기시는 산골의 노부부 두분의 모습에서 소박한 정이 느껴졌다.
꼬야나무를 보았더니 세상에~ 꼬야열매가 엄청나게 열려 나뭇가지가 휘어져서 아예 부러질 정도였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정말 대단하다. 감탄을 하며 나무밑에 들어가 가지를 흔들자마자 쏟아지듯이 우수수 아니 후두둑거리며 떨어졌다. 잠시 땄는데도 꽤나 많다. 더 많이 따라고 하셨지만 굳이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 이 정도면 효소를 담거나 술을 담가 먹을 양은 충분할 것 같다. 과일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지역이라 앵두, 돌배 그리고 이 꼬야같은 자생과일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의 토종인 꼬야는 재래종 자두를 일컫는 강원도 방언이다. 대부분 그냥 먹지는 않고 효소나 술을 담가서 먹는데 여성에게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꼬야는 특히 갱년기 여성에게 아주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하니 산골아낙을 위해 효소를 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