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아부이요~!
와 그러시능교?
내가 지금껏 오십삼년동안 곁에서 지켜봐 온 나의 아버지는
언제나 말씀이 없는 과묵한 분이시다.
그 분께서 언젠가 거나하게 약주를 한잔하시고 나에게 이런말을 하셨다.
"큰아야! 니는 내맹키로 살몬 안된다이!
안사람한테도 잘허고 아한테도 잘 해야 하능기라!
알건나? 내는 너그어무이하고 너그들한테 참 잘 못했다 아이가..."
나의 아버지는 고향마을에서 그래도 괜찮게 사는 집의 둘째아들로 태어나
아버지가 20대이던 50년대 소위 말하는 양반집의 아들로서는 격이 안맞았다는
어부의 딸 어머님과 결혼을 하였고 그 이듬해 띠동갑 아들을 낳고는
훌훌 객지를 다니시며 어머님을 서럽게 하셨던 분이시다.
한해두해 몇해를 떠돌기를 밥먹듯 하였으나 자식욕심은 많으셨는지 2남3녀를
두셨다. 그 장남이 바로 나이다.
그런 내 아버지께서 우리들에게 무언으로 당신의 몸으로 말씀을 하신다.
이제 당신께서 우리곁에서 멀어지시겠다고...
그렇게 말씀이 없으신분께서 며칠동안의 병원생활을 마치 지옥처럼 생각하시며
하루에도 몇번씩 주사바늘을 빼고 집에 간다며 성화를 하셨다.
어머님의 핀잔에도, 며느리와 막내딸의 애교에도, 두딸의 눈물어린 호소에도,
큰아들의 간곡한 부탁에도 아랑곳없이...
결국 오늘 오전 일주일만에 병원에서 퇴원을 하여 집으로 모셨다.
당신이 걸어서 차에 타시고 걸어서 당신 짐을 들고 집에 들어가신다.
들어오셔 하시는 말씀,
" 움디자슥들! 허구헌날 피나 빼서 검사만 하몬 뭐하노! 내 병은 내가 안다케도
그리 말을 안들어! 약을 주던가 주사를 놓던가 해야제! 하루종일 눕혀놓고
삼시세끼 맛도 없는 밥만 쳐멕이고... 아따! 집에 온께 살것같다아이가...! "
77년을 병원문턱 한번 안넘어가셨던 내 아버지!
지난 6월말 갑작스런 기침과 목주변에 혹이 생겨 강북삼성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7월3일 결과가 나왔다.
폐암4기! 수술불가! 임파선 전위! 뇌전위 의심!
그렇게 건강하셨던 내 아버지께서 받으신 검진결과였다.
언젠가 종합검진을 받으러 가셨다가 기다리는 것이 싫다며 중간에 포기하고
오셨던 아버지께서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그러나 담담하시다.
오히려 못난 자식들이 더 충격이 크다.
이제서야 의사와 면담하고 인터넷을 뒤지고... 무슨 소용있으랴!
담당주치의사도 뭐라고 확실하게 말을 못하고 가족들이 결정해 달란다.
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한다해도 가능성을 장담못한단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몇해전 7년의 투병끝에 멀리 저 세상으로 가신 장인어르신의 경험에 의하면
치료에서 오는 본인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눈물겨운 병간호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밤 가족회의를 하여 아버지의 향후 치료와 병간호에 대한
협의를 하려고 한다.
현대의학이 발전하고 발달하여 신약이 개발되고 치료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치료에서 오는 고통을 드려야 할지 아니면 아버지 당신께서 당신의
병을 겸허히 받아들이시게하여 준비를 하시게 해야 할지를 기로에 서있다.
아직도 나는 어찌해야만 할지를 모르겠다.
마음이 아프고 억장이 무너지는 지금의 내 심정이다.
정말이지 이 나이를 먹을때까지 이렇게 목놓아 울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이번주말 집에 내려가면 뒷산 언저리에서 실컷 울어보련다.
무더운 날씨에 이런 무거운 글을 올려 많이도 미안한 마음이지만 어디에다
내 심정을 하소연 할 길이 없어 이렇게 여기에 올려본다.
나처럼 불효자가 되지말고 미리미리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부이요~~~!
제발 이겨내셔서 오래오래 우리곁에 계시이소!
- 못난 불효자 이용식-
우리들 친구 뽀식에게 이런 슬픔이...
심히 어려운 결정을 해야하는 용식이 본인의 심정 누가 헤아리리요
가족간 어떤 결정을 하여도 용기 잃지 마시고
장남 위치에서 꿋꿋히 잘 헤쳐 나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