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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뭘로 보람을 느껴볼까? 


2025년 6월 18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오월 스무사흗날 


어느새 6월도 중순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경상도 섬출신의 촌부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 "아따~ 세월 참 빠리네!" 

오늘도 이렇게 중얼거리며 하루를 시작했었다. 

아침은 영상 15도, 한낮 28도, 이젠 여름이다. 

또한 모레부터는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느리게 살자하면서도 그게 그리 잘 안되니 원~ 


이른 아침 일어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오늘 하루는 또 뭘로 보람을 느껴볼까?"한다. 

그러면서 온갖 채소들이 자리하는 텃밭을 돌고 

단지 곳곳을 기우거리며 둘러본다. 중앙통로엔 

꽃들이 만발이다. 기분좋은 느낌이 드는 모습, 

윗쪽엔 데이지가 하얗고 아랫쪽에는 금계국이 

노랗게 피었다. 번식력이 대단한 초여름꽃이다. 

그래도 좋다. 정해준 곳을 벗어나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뽑아제껴 내팽겨치면 되는 것이다. 

그럴땐 많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블루베리밭에는 블루베리 열매가가 다닥다닥, 

주렁주렁 매달려서 가지가 휘늘어진 모습이다. 

이 블루베리는 5년전에 심었고 제대로 수확을 

하게 된 것은 3년次에 접어든다. 가능한 그냥 

자연스럽게 기른다고 생각하며 특별한 관리를 

하지않아 많은 수확은 못한다. 그렇긴 하지만 

WHO(세계보건기구) 선정 10대 수퍼푸드 중 

하나인 블루베리를 손수 길러먹는다는 것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할까? 뿐만아니라 고구마, 

브로콜리, 요거트는 우리가 기르고 만들어 먹고 

시금치는 고향 남해産을 구해 연중 먹고 있다. 

그러고보니 10대 수퍼푸드 중에서 절반인 다섯 

가지는 자급자족 하는 것이라 다행이구나 싶다. 

참고로 나머지 다섯 가지는 아보카도, 퀴노아,  

연어, 병아리콩, 견과류이다. 


오늘은 식물원에 일하러 나가는 날, 우리 시니어 

4인방은 식물원측에서 시키지 않아도 솔선수범 

일을 한다. 요즘은 번식력이 너무 대단한 식물, 

쉬땅나무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식물원에서는 

늘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르신들 너무 

힘든 일은 하지마세요. 한낮에는 가능한 그늘을 

찾아 일하세요. 절대 무리하면 안됩니다. 알아서 

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라고... 오늘은 산책로 

양쪽에 뻗어가는 쉬땅나무 제거작업을 하기로 

했다. 숲속이라 나뭇그늘이라 그리 덥지는 않다. 

뿐만아니라 온갖 꽃을 보면서 지금 한창 열리는 

산딸기를 따먹으며 쉬땅나무를 뽑고 캐내는 일, 

힘들지는 않고 오히려 재밌다. 부원장이 보고는 

너무 좋아하며 감사하다고 했다. 보람을 느낀다. 


일을 하면서 짬짬이 지천에 늘려있는 산딸기를  

따먹다보니 문득 아내 생각이 났다. 아내가 너무 

좋아하는데 하며... 옛생각이 났다. 산골에 살며 

거의 매일 아침 뒷산으로 아침 산행을 다니면서 

산딸기 몇 알갱이를 따와서 손에 쥐어주면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게을러져 아침 산행을 못하다보니 그런 

재미도 잊혀지고 있는지라 아내에게 미안함이다. 

이맘땐 우리집 뒷산에도 산딸기가 열리고 있을 

텐데 말이다. 쉬는 날엔 올라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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