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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잡목 간벌작업

 

2024년 甲辰年 1월 31일 우요일

음력 癸卯年 섣달 스무하룻날

 

또 늦잠을 잤다. 여간해서 늦잠이 없는 사람인데

간밤에 축구경기 때문에 밤을 꼴딱 새고 말았다.

나라 사랑인가? 축구사랑인가? 그다지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 지난 새벽에 잠시 잠이 깨

TV를 켰더니 거의 후반 끝날 무렵이었다. 0:1로

지고 있었다. 졌구나 싶었는데 그때 조규성 선수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전이 이어졌고 결국 무승부,

승부차기에 들어가 조현우 선수가 두 골을 막았고

겨우겨우 8강에 진출했다. 졌더라면 잠 못 잔 것이

후회를 했겠지만 이겨서 다행이다. 이 나이에 밤을

새며 축구중계를 보다니...

 

1월이 간다. 새 달력 걸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새 한달이 가고 첫번째 달력을 넘겨야 하다니...

가는 세월 어찌 막으랴? 세월이 참 빠르구나 하며

또 2월을 맞이해야겠지? 1월의 마지막날 기온은

영하 10도, 어제처럼 오늘도 한낮에는 영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날씨예보이다. 암, 그래야지!

날씨가 좋아야 간만에 시작한 일을 하게 될테니...

 

어제 오후 마을 아우들이 올라왔다. 작업할 준비를

끝내놓고 기다렸다. 바로 잡목 간벌작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 아우들이 오기전에 자그마한 나무들을

베어냈다. 어제 간벌작업을 한 곳은 원래 밭이다.

지목(地目)상 田(밭)인데 오랜 세월 방치해 두어서

아카시아, 은사시나무, 신장나무를 비롯한 잡목이

굵게 크게 자라 빼곡하다. 간간이 소나무, 잣나무와

참나무도 함께 자라고 있다. 아무래도 그냥 놔두면

그다지 쓸모없는 나무들 때문에 밭에 그늘이 지고

농사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 같아 간벌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해야지 하면서도 엄두가 나지않아

여태껏 시도를 못했다.

 

그런 우리의 사정을 알아챈 마을 아우들이 기껏이

간벌작업을 해주겠다고 했다. 두 아우는 엔진톱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우리도 엔진톱을 다루기는

하지만 굵고 커다란 나무를 베는 것은 많이 서툴다.

특히 엔진톱을 사용하는 것은 늘 위험한 일이라서

조심하곤 한다. 두 아우는 거침없이 굵고 커다란

나무를 베어 자빠뜨렸다. 서있을 때는 그렇게 굵고

커다란 것인지 몰랐지만 베어 자빠뜨려 놓고 보니

엄청나다. 오후에 서너 시간 작업을 했는데 쓰러져

자빠져있는 나무가 여기저기 상당히 많다. 

 

이제 뒷마무리를 해야한다. 우리들 몫이다. 가지를

자르고 토막을 내고 장작 크기로 잘라 쪼개야한다.

생각컨데 남은 겨울은 물론 봄까지 어쩌면 여름을

지날 수도 있지않을까 싶다. 아우가 버섯목으로 쓸

참나무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놓은 것부터 정리하고

이서방 목공예로 쓸 것을 선별을 해놓고 나머지는

모두 다 땔감용 장작으로 만들어 사용할 생각이다.

그동안 할 일 없이 잘 놀았으니 앞으로는 많이 바쁠

것이다.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모두 정리하는 일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지 모르겠다.

어찌되었거나 이 일을 서슴없이 나서 베어준 마을

두 아우들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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