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첫물 부추는 사위도 안주는겨!
2022년 6월 14일 화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열엿샛날
이러다가 온세상이 바짝 메마르는 것은 아닐까?
21년 산골살이를 하는 동안 이렇게 가뭄이 심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집옆을 흐르는 시냇물이 다
말라간다. 오죽하면 면사무소에서 가뭄 대응 관수
시설 실태검사까지 하고 있다. 우리는 지하 150m
암반층에서 퍼울리는 지하수인 암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가뭄에도 식수 걱정을 하지않는
것은 다행스럽다. 또한 이 물로 밭에 물주기도 하고
있다. 정말이지 농부님들의 시름은 말로 표현하기
조차 눈물겹다. 일상이 되어버린 밭에 물주기지만
그나마 우리는 나은 편이다. 두어 시간 고생하는
것으로 해결되어 그런대로 텃밭농사를 지으니까...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날씨부터 검색을 해보았다.
오후에는 소나기, 내일은 비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글쎄? 믿을 수가 없다. 그리고는 한동안 비소식은
없다. 있다고 한들 최근는 예보가 한번도 맞은적
없었다. 그래도 간절함이라서 검색을 하게 된다.
젠장, 언제쯤이나 시원한 비를 만나게 되려는지...
이렇게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꽃들은 제각기
예쁜 자태를 과시하고 야생초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무럭무럭 자라나 성가시게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온갖 나무들은 푸르름으로 물들어 가뭄이
무색할 지경이다. 그러고보면 자연은 말이나 글로
표현을 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작약이 탐스럽게 피기 시작했다. 번식력이 왕성한
데이지는 군락을 이루어 하얗게 꽃을 피워 가뭄에
지친 촌부의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려는 것일까?
어제는 자그마한 부추밭에서 부추를 모두 베어냈다.
부추는 자꾸 잘라주어야 또 자라나는 채소라는 걸
잘 알면서도 조금 더 자라기를 기다리다가 가뭄에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뻣세지기만 했다. 그냥 두면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다 자르고 새로 나오는 잎을
길러야 겠구나 싶다. 아내는 그걸 어떻게 먹느냐고
했지만 애써 기른 것인데 그냥 버릴 수가 있느냐며
고집스럽게 베어와 다듬고 있었더니 왜 또 혼자서
다듬느라 주책이냐며 잔소리를 끓어부었다. 둘이서
얼마 동안 다듬었는지 모르겠다. 나중엔 지루하고
성가셔 적당히 다듬고 모두 퇴비장으로 보내버렸다.
그렇게 하여 첫물 부추는 아내의 손을 빌려 맛있는
부추김치로 재탄생을 하게 된 것이다.
옛부터 부추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좋은 식재료다.
영양이 풍부하고 식욕을 돋구며 식감도 뛰어나다.
부추에는 천연 자양강장제라고 할 만큼 우리 몸의
양기를 돋우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채소로 풍부한
각종 무기질,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와
혈액순환, 성인병 예방 등에 좋은 식재료라고 한다.
오죽하면 옛말에 이런 말이 생겼을까? "첫물 부추는
백년 손님인 사위도 안 먹이고 영감한테만 먹인다."
라고... 그만큼 영양 성분이 뛰어나다는 것이겠지?
예로부터 부추를 일컫는 말은 아주 다양하게 많다.
촌부의 고향 남해에서는 '소불'이라고 하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솔'이라고 부르며, 부산지방 일대에는
'부부간의 정을 오래 유지시켜준다'고 하여 '정구지
(情久持)'라 하고, 그 외 생식기능에 탁월한 성분이
있어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 하여 '기양초(起陽草)'
라고 하며, 과부집 담을 넘을 만큼 힘이 생긴다고
하여 '월담초'라고 하였고,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게 되면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하여 '파옥초
(破屋草)' 라고도 했고, 장복을 하면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고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 했다는
말들이 있다. 아무튼 부추는 남자에게 아주 좋은
영양성분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