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첫 수확의 기쁨을 맛으로 느끼다!
2022년 6월 13일 월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열닷새 보름날
6월도 중순인데
여전히 비는 내리지 않고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몸도 마음도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내린다는 예보의 비도, 소나기도
연일 빗나가고 엇나가고 허탕이다.
젠장, 비온다는 예보나 하지말든가...
이렇다보니
요즘은 해질녘
밭에 물주기를 하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촌부의 일상이 되었다.
정말이지 비가 좀 내려야 하는데...
한여름과 같은 한낮에는
뙤약볕이라서 밭일은 안한다.
어쭙잖은 텃밭농사 조금 짓다가
일사병에 걸리면 안되는 것이니까...
그냥 손놓고 있으려니
좀이 쑤셔 못견뎌 밖에 나와보니
일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해야만 할 것 같은 일이 보인다.
그래, 소일거리 생겨서 좋구나 싶었다.
덩굴성 야생초 으아리는
파고라처럼 적당히 지지대를 세워
고추끈으로 유인줄을 만들어주면
여름날 아주 예쁘게 하얀꽃이 핀다.
그냥 두면 너저분하여 보기싫지만
이렇게 하면 나름의 조경도 되어 좋다.
저녁무렵
쏘물게 씨앗을 뿌려놓은
열무 새싹을 솎아 다듬어 놓고
그새 쑥쑥 자라 뜯어먹어도 될 것 같은
다섯 종류의 상추를 조금씩 뜯었다.
올들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본 것이다.
아내가 보자마자 그랬다.
"보리밥을 짓고 강된장 끓여서
열무, 상추 보리비빔밥 해먹으면 어떨까?"
"그거 좋제! 벌써부터 입맛 다셔지는걸!"
그렇게 하여 소박한 산골밥상이 차려졌다.
지금부터 산골부부의 뱃속은
시퍼렇게 되겠지 싶다.
상추를 비롯한 푸성귀를 많이 먹을 테니...
첫 수확의 기쁨을
눈으로 즐기고, 코로 냄새 맡으며,
입으로 맛있게 먹었고, 마음은 뿌듯하여
흐뭇한 미소를 지은 산골부부의 저녁이었다.
사는 것이 뭐 별 것이더냐?
이렇게 소소한 것에서 보람을 찾으면




비록 작은 것이지만 큰 행복이 아니겠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