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의 아침
2026년 8월 4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스무이튿날
세상에나?
날씨 한번 대단하다.
이곳 우리가 이런데 42도의 남녘은 어떨까?
온나라가 기록적인, 극단적인 폭염으로 인해
온통 난리다. 자연변화의 위력이 대단함이다.
70평생 살아오며 여지껏 이런 적은 처음이다.
어제는 이곳 산골도 폭염의 더위가 대단했다.
아침 기온은 19도였지만 한낮에는 그야말로
모든 걸 녹여버릴 듯한 땡볕이 장난 아니었다.
오후 2시반 가장 높은 기온은 기상청 발표로는
34.7도였지만 설다목 우리집 온도계는 31도,
그나마 실제 기온이 많이 낮아 다행이긴 했다.
그래봐야 체감하는 더위는 매한가지이지만...
우리가 이 정도인데 남녘은 오죽했을까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가 지고나면 급속도로
기온이 떨어지는 산골이라서 열대야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집은 데크쪽 긴 창문을 열어
놓으면 시냇물 흐르며 생긴 물바람이 들어와
시원하다. 한밤에는 창문을 닫고 자야할 정도,
타지방이나 도시의 지인들은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이 힘든 대신 여름은 남다른 호사를
누린다고 할까? 오늘도 어제와 비슷할 듯하다.
아침 기온 20도, 한낮은 31도가 될거라고...
오늘 아침에 문득 '산골의 아침'이란 제목으로
몇 자 적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서
두서없이 횡설수설 해본다. 詩는 아니지만...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이 고요하다.
적막강산처럼 느껴지는 아침이다.
살랑거리며 시원하게 부는 바람은
데크 처마에 매달린 풍경을 울린다.
풍경 소리가 어찌나 맑고 은은한지
안개 자욱한 산골의 고요를 깨운다.
이른 아침부터 울어대는 매미소리
녀석들이야 긴 땅속 생활을 벗어나
며칠 못사는 세상을 원망하는 듯이
울어제끼지만 한여름날 듣는 우린
짜증스럽고 더위를 더 느끼게 된다.
한맺힌 매미의 사연은 아랑곳않고...
아침형 인간이라고 자부하는 촌부는
동이 트기도 훨씬 전 이른 아침부터
밭으로 가면서 밭가에 도열한 꺽다리
해바라기의 인사를 받으며 우쭐한다.
고개숙인 모습이 마치 촌부를 향하여
인사를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농작물에게 발걸음 소리 들려준다며
딱히 할 일 없을지라도 매일 아침의
버릇이요, 습관이라 터벅터벅 걷는다.
농부로서 해야하는 벅찬 발걸음이다.
쓰다듬어도 보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고맙다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한다.
농작물만 살피며 사랑하는 건 아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 꽃을 피운
야생초들, 화초들도 아끼며 사랑한다.
꽃을 아끼며 보살피고 사랑하는 것은
어언 26년 세월이 흘렀으나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 남다른 촌부의 취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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