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책과 음반은 정리를 못하겠네!
2026년 8월 2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스무날
이른 아침 기온 19도, 한낮에는 더울 듯하다.
연일 불볕 더위, 극단적인 폭염으로 인하여
온나라가 한여름날에 심한 몸살로 곤욕이다.
경남 양산은 어제 41.6도까지 치솟아 기온,
또 기록 갱신했고 여타 지방도 극심한 더위가
대단하다고 한다. 남의 일 같지않아 걱정이다.
어제 산골도 무척 무더웠다. 한낮에 30도까지
오를거라고 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오르지않은
것 같다. 오후 4시 25분 우연히 살펴본 온도는
27도였으니까. 폭염에도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우리네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명력을 지닌 것 아닌가 싶다. 난처럼 납작한
잎파리 사이에서 쑤욱 꽃대가 나와 끝부분에
자그마한 꽃이 피는 범부채, 이제부터 시작이다.
군데군데 핀 참나리는 꽃무게를 못이겨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해바라기 또한 마찬가지 모습이다.
어제 이른 아침에 아내가 아침 운동하러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한참 웃었다. "당신 그게 뭣꼬?"
라고 했더니, "물이지 뭐야? 들고다니기 귀찮아
뒤에다 찼지! 얼음물이라 시원해 좋다니!"라며
껄껄 웃었다. 아내의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할까?
요즘은 수확하는 것 외 밭일은 딱히 할 일 없다.
아침마다 하는 일은 호박잎을 뒤적거려 적당한
애호박을 찾아서 따거나 오이, 노각을 따는 것과
방울토마토를 따서 자연마트 장바구니에 채우는
것이 촌부가 아침에 하는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농사의 보람을 느끼고 수확을 기쁨을 누리는 것,
농부로서 이보다도 더 좋은 일이 있을까?
비우고 버리기 세 번째 이야기,
두 군데의 수납창고 정리에 이어 어제는 옷장의
옷정리를 했다. 몇 년 동안 입지않은 옷, 세월이
흘러 맞지않는 옷, 최근 1~2년 사이 단 한번도
꺼내보지않은 옷, 예전에는 좋아서 입긴 했지만
지금은 어색하여 싫은 옷 그 외 유행이 지난 옷
등등... 하지만 낡아서 꺼내고 정리한 옷은 없다.
모두 다 입어도 되는 말짱한 옷이다. 그래서 그냥
쓰레기로 버릴 수 없어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아
면사무소 헌옷 수거 집하장에 두 봉지를 가져다
놓았다. 1, 2층 붙박이 옷장에서 골라낸 헌옷이
얼마나 많은지 두 개로 나눠담은 봉지를 혼자서
들어 옮길 수가 없어 아내와 둘이 함께 들어야
할 정도였다. 그렇게 옷장을 비웠더니 헐렁하여
마음까지 개운해짐을 느끼게 된다. 진작 할걸...
그동안 버리지 못하고 비우지도 못하고 살았던
것은 결국 욕심에서 비롯된 어리석음이지 싶다.
필요없는 것들은 그때그때, 바로바로 버리거나
비워야 하는 것인데 아깝다고, 언제 입을런지도
모른다면서 쟁여놓기만 하고 마냥 잊어버리곤
했던 것이다. 그런 옷이 쌓여 적잖은 옷장인데
6개 모두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리하여 버리고 비웠더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그런데 2층 서재를 비롯하여 곳곳에 놓여있는
책과 600여장 음악 CD와 얼마 안되는 LP판은
도저히 정리를 못하겠다. 이 생각도 욕심일까?
하루가 지나고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간식과 차를 마신다. 어제는
아내가 감자 두 개를 호떡으로 변신을 시켰다.
이름하여 '감자치즈호떡'이란다. 한 입 먹으면
녹은 치즈가 쭈욱 늘어난다. 피자를 먹을 때와
같은 것이다. 감자와 치즈가 어우러져 참 맛있다.
여름날 밤, 지혜로운 아내 덕분에 호사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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