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3. 경주마를 자전거처럼 탄 사나이

 

   1980년대 뚝섬 경마장을 주물렸던 사람이 김명국 기수였다. 김명국 기수가 기승하면 별 볼 일 없는 말도 무조건 인기1~2순위가 될 정도였다. 정말 말을 잘 탔다. 선행, 선입, 추입마 할 것 없이 잘 탔지만 특히 추입마의 유도는 능수능란하였다. 제일 후미에서 덜덜거리며 가던 말이 언제 따라왔는지 결승선 근방에는 어김없이 나타나곤 하였다. 하여튼 뚝섬 경마장 시절에는 김명국 기수 때문에 골치 아픈 경마 팬이 많았다. 김명국 기수가 출전하면 기록이고 전개고 불문하고 헷갈려 경마 분석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지경이었다.

      

   1987년 봄 어느 날 김명국 기수가 백석이라는 말을 타고 출전하였다. 경주 거리는 1400m이고 요즈음으로 치면 3군 정도 되는 경주였다. ‘백석은 체격은 좋으나 순발력이나 지구력 등 능력이 그저 그런 경주마로서 항상 미련을 남기는 말이었다. 당시에는 강착 제도가 없어 진로를 방해하든 말든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 그만이었다. 김명국 기수의 백석이 후미에서 추입하여 무난히 선두마를 따라잡으려는 순간 선두마가 갑자기 급사행하여 백석의 진로를 완전히 막았다. 불과 결승선 20~30m 전방이었는데 탄력이 붙은 말을 강력하게 제어하여 말을 세우고 외곽으로 빼내어 다시 추진하여 진로방해한 말을 따라잡고 우승하였다. 불과 2~3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믿기지 않았다. 굳이 표현한다면 신기(神技)라는 말 이외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500kg에 가까운 경주마를 어떻게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지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그때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다. “명국이는 말을 자전거 타듯이 탄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