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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03_3.jpg : 촌부의 단상-4월의 눈(春雪)IMG_20200403_2.jpg : 촌부의 단상-4월의 눈(春雪)IMG_20200403_1.jpg : 촌부의 단상-4월의 눈(春雪)​[촌부의 단상]
4월의 눈(春雪)

4월 3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하룻날
어제는 4월의 눈이 내려서 춘설(春雪)이라고 했는데
오늘은 서리가 내려 하얗다. 춘상(春霜)이라 부를까?
기온은 어제보다 더 떨어져서 영하 5도를 기록했다.
이제 막 고개를 내미는 야생초의 새싹이나 움이 트기
시작한 나뭇가지는 기겁하며 오들오들 추위에 떨고
있는 것 같다. 촌부도 마찬가지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난로에 장작을 채우고 난롯불부터 지폈으니 말이다.
산골의 겨울은 이렇듯 질기다. 하긴 지난해 이맘때는
폭설에 영하의 기온까지 가세하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니 아직 겨울이 끝났다고 속단하긴 이른 것이다.
갈듯말듯한 겨울이면 어떻고 올듯말듯한 봄이면 또
어떤가? 그저 지긋지긋한 바이러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 평온한 일상이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어제 아침,
4월의 눈(雪)을 보는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지금 이게 뭐야? 뒤늦게 춘설(春雪)이...'

결코
4월의 눈(雪)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산골생활 20년 동안에
한 해도, 한번도 거른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왜, 무슨 이유로, 무엇 때문에
아스팔트 슁글 지붕에 하얗게 쌓인 눈이
너무나 정겹고 반갑게 마음에 다가왔을까?

정말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눈(雪)이라면 자다가도 깜짝 놀라고
기겁을 하며 싫어하는 촌부인데 말이다.

사정은 이랬다.
이래저래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진정이 되지도 않아 걱정들인데
이 난국에 선거를 한답시고 난리들이니 말이다.

그래서
기왕 뒤늦게 내린 4월의 눈(雪)이지만
바이러스 코로나19는 물론 온갖 지저분하고
추잡한 모습들을 모두 하얗게 덮어주길 바랬다.

그런데
봄날이라 햇볕 나오자마자 춘설(春雪)은 녹아
온데간데 없이 말끔히 사라지고 흔적도 없다.
몹쓸 코로나19와 추한 모습들이나 쓸어갈 것이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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