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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02_3.jpg : 촌부의 단상-멀리 떠난 아우에게...IMG_20200402_2.jpg : 촌부의 단상-멀리 떠난 아우에게...IMG_20200402_1.jpg : 촌부의 단상-멀리 떠난 아우에게...​[촌부의 단상]
멀리 떠난 아우에게...

4월 2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흘날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 '오늘은 날씨가 어떤가?'하며
창문을 내다봤다. 지붕이 하얗게 보여 서리가 좀 많이
내렸나 했더니 서리가 아니고 눈에 살짝 내린 것이다.
어젯밤 보슬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것을 보고 잤는데
밤사이 기온이 떨어져 눈으로 변해나 보다. 4월의 눈,
이 산골에선 해마다 이런 날씨가 한두번은 있는지라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져
눈이 내릴만도 했는가 싶다. 이래저래 마음이 착잡한
촌부의 오늘 일기는 일년전 홀연히 우리곁을 떠나서
먼 하늘나라로 가버린 둘째 여동생을 추억해 본다.

사랑하는 아우야!
세월은 참 무심하기도 하지?
네가 우리곁을 떠난지 벌써 일년이 되었구나!
지난해 오늘 너는 사랑하는 두 아들과 막둥이 아우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많은 생을 마감하고 떠났었지.
네가 떠난지 일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를
않는구나. 마지막 가는 길, 임종도 지켜주지를 못한
이 큰 오래비라서 늘 마음 한 켠이 쓰리고 아프단다.
먼저 가신 아부지와 엄니 그리고 강서방은 만났나?
너무 빨리 왔다고 부모님께 혼쭐이 났지 싶은데...
누구나 한번은 가야만 하는 길이지만 너무 아까운
나이 57세에 우리와 헤어지다니 아무리 생각을 해도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을 후벼파는 아픔이구나.

네가 떠난 뒤에 둘째 아들은 큰아들처럼 소방공무원
시험에 당당하게 합격하여 지금은 연수중이란다.
이렇게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놓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어떻게 하였노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힘껏
견뎌 둘째가 시험보는 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버틴
너의 그 정신력은 위대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
지켜보는 우리들 마음은 너무 아프더구나. 아이들이
소방공무원으로 씩씩하게 당당하게 지내는 그 모습을
더 보고갔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나마 기쁜 소식 하나를 알려주마. 소방공무원이 된
너의 두 아들은 이제 지방공무원이 아니고 어제부터
국가공무원이 되었단다. 자랑스런 너의 두 아들에게
좋은 일만 있게끔 늘 지켜주려무나.

아우야! 사랑하는 내 아우야!
엊그제 너의 큰 올케 언니가 냉이와 민들레 잎을 뜯어
냉이 된장국을 끓이고 민들레잎 겉절이를 했더구나.
밥상 머리에 앉아서 네가 생각난다며 찔끔거렸단다.
네가 떠나기전 해 이맘때 산골집에 와서 함께 민들레
잎도 뜯고 냉이도 캐고 몸에 좋다며 머위도 즐겨 먹던
너의 모습이 선하다며 마음 아파하더구나. 이젠 함께
할 수가 없어 너무나 아쉽다고 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앞으로 해마다 이맘때 봄이 오면 너를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안목해변 카페에서 커피 마시던 것도,
양양 해변에서 생선회 먹던 것도, 한밤중 속초에 가서
유명한 냉면집에서 회냉면 맛있게 먹던 것도 생각이
날 것 같구나. 다시 가보고는 싶지만 가면 네 생각이
날 것 같아서 가볼 용기를 못내고 있단다. 그저 너와
함께했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란다.

지난해 너를 보내고 남은 우리 형제와 너의 두 아들이
해마다 네가 떠난 날 함께 모여 너를 추모하고 추억을
하기로 하였단다. 그런데 첫해인 올해는 어쩔 수 없이
만날 수가 없구나. 년초부터 중국발 코로나19로 인해
온나라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느라 부득이 만남을
연기했단다. 너도 이해를 해주리라 믿는다. 우리들을
대표하여 막내와 너의 큰아들이 가게 될 것 같구나.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부모님
모시고 잘있거라! 사랑한다, 내 아우야!
Atachment
첨부 '3'
  • 허익범 2020.04.02 09:57

     눈물이 저절로 나는 思妹曲이네 그려. 훌륭하게 장성한 두 甥姪에 얼마든 자랑하셔둘 될 법 하이.   맏이의 묵직한 어깨를 용식을 통해서 느껴보네...

  • 뽀식이 2020.04.02 13:07
    내 친구, 허변!
    세월의 참 빠름이 느껴지네.
    지난해 이맘때 봄에는 참 마음이 아팠네.
    오늘은 그 아픔이 되살아나는 같더구만!
    그래서 아우를 생각하며 몇 자 적었네.
    그런데 더 아픈 마음은 코로나19 창궐로
    다들 힘든 시기라서 납골당에도 못가보고
    그저 이렇게 앉아서 아우를 추모하고 추억한다네.
    격려와 위로, 고맙고 감사하네.^^
    시절이 좋아지면 만나서 소주 한잔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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