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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502_4.jpg : 촌부의 단상-너무 좋네, 너무 좋아!IMG_20190502_3.jpg : 촌부의 단상-너무 좋네, 너무 좋아!IMG_20190502_2.jpg : 촌부의 단상-너무 좋네, 너무 좋아!IMG_20190502_1.jpg : 촌부의 단상-너무 좋네, 너무 좋아![촌부의 단상]
너무 좋네, 너무 좋아!

5월 2일, 음력 삼월 스무여드렛날
아침 기온 영상 2도, 한낮에는 23도까지 올라간다.
요즘 일교차가 무척이나 심하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이른 아침으로는 서리가 내리는 산골의 기후이다.
5월에 서리가 내린다면 여느 고장 사람들은 믿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5월 중순쯤이나 되어야 서리가
멈추는 산골이다. 그래서 촌부처럼 채소 위주의 텃밭
농사를 짓는 사람은 그 무렵부터 농작물을 심는다.

어제 저녁무렵에 아내가 전화를 했다.
"미나 아빠가 밭을 갈러 오셨는데 언제 오셔?"
"벌써? 며칠있다가 온다더니... 바로 갈께!"
전화를 끊자마자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집에 왔더니
그새 밭을 다 갈고 깔끔하게 로타리까지 쳐놓고
트랙터를 몰고 밭에서 나오는 중이었다.
농사가 시작되어 봄볕에 그을려 붉다 못해 까맣게 탄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트랙터에서 내리는 아우에게
"고맙네 그려~ 들어가세!"하고 손을 잡았다.
그새 아내는 시원하게 맥주를 한잔 권하려고 닭날개
간장조림을 준비하고 있었다. 바빠서 맥주는 못하니
커피나 한잔 달라고 하여 어쩔 수없이 커피를 내왔다.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고맙다면서
"지금 벚꽃이 한창이니 저녁에 미나 엄마와 밤벚꽃
놀이하러 오세요."했더니 요즘은 밤낮으로 바빠서
꽃이 피는지 꽃이 지는지 모를 지경이라면서 웃었다.
그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이렇게 올라와서
밭갈이를 해주는 아우가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아내는 딱히 챙겨줄 것이 없다며 음료수와 쵸코파이,
베트남 커피를 자그마한 봉투에 담아 전하며 멋쩍어
했다. "형수님은 올 때마다 뭘 이렇게 챙겨주세요."
라며 씨익 웃는 아우를 나가서 배웅하였다. 아우를
배웅하고 나서 작업복을 갈아입고 아내와 함께 나가
뒷마무리를 했다. 잠시 하는 삽질이 이렇게 힘드는데
아우 아니었으면 텃밭농사를 어이 지었을까 싶었다.
반듯하고 깔끔해진 밭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너무 좋네, 너무 좋아!"라며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열아홉 번째 산골 부부의 텃밭농사 시작이다.
마을 아우가 큰 수고로움을 덜어주었다.
밭을 갈고 로타리를 치는 일을 대신해줬으니
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이란 말인가?
작은 밭이지만 삽질, 괭이질로 하기란 어림없는데...

어제까지 초라하기까지 했던 밭이
잠시 잠깐 사이에 전혀 색다른 모습이다.
갈아놓은 밭고랑, 밭두둑이 너무나 보기가 좋다.
흙색깔은 물론이고 흙내음이 왜 이리 좋은지?
이 촌부의 마음에도 농심(農心)이 있어 그렇겠지?

갈아놓은 것만으로도 농사를 다 지은 느낌이다.
멀칭을 하고, 씨앗 뿌리고, 모종을 심으면 된다.
올해는 어떤 종류의 농작물을 얼마나 심을까?
촌부의 텃밭농사 밑그림을 머리속으로 그려본다.
이제 시작인데 촌부의 가슴은 벌써 벅찬 느낌이다.

*p.s: 마을 아우에게 대접하려던 닭날개 간장조림은
         촌부의 야식 메뉴가 되어 맥주 한잔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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