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남자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옛날부터 '남자는 태어나 세 번 운다'는 말이 있다.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라를
잃었을 때... 그런데 이 말은 평범한 남자들에게는
어울리지않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남자도 눈물이
많은 여자와 같은 사람인데 슬픔이 생기거나, 격한
감정이 들때나, 마음의 동요가 생길때는 어쩔 수가
없이 눈물이 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고 생리적
현상이란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지않을까 라는
촌부의 생각이다. 이는 남자도 사람으로 태어났고
감정도 있으니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싶은데...
나이들어 가면서 드라마를 보거나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연스레 울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촌부를 보고 아내는
"당신도 갱년기라 그런가베?" 라고 하며 웃는다.
진짜 그런가 모르겠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속이 많이 상하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어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펑펑 목놓아 울고
싶은 때도 있었다. 여자들은 감정을 주체 못하여
그 자리에서 울곤 하지만 남자들은 참을 성 있어
그런지는 모르지만 아우데서나 울지는 않는 것이
여자들과 다른 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남자도 가끔은 실컷 울고 싶을 때가 있다는 생각...
언젠가 마음이 울적하고 복잡한 일이 있어 뒷산에
올라가 실컷 울어볼까 하고 집에서 기르는 두마리
개를 데리고 갔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울어볼
생각으로 산을 올라갔으나 두마리의 개가 어찌나
재미있게 날뛰며 촌부 주위를 맴도는지 녀석들의
재롱(?)을 보느라 올라갈 때의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때의 촌부 생각은
운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닐텐데 차라리
잘 되었다며 대신 녀석들과 함께 온 산을 헤매다
내려왔었다. 그때 함께 다녔던 오정이와 태평이는
먼 하늘나라로 가고 없으니 이제 촌부가 울적할때
재롱을 떨면서 웃겨줄 녀석들이 내 옆에 없구나.
녀석들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찔끔 나려고 하네.
오늘도 여전히 극한 한파는 산골에 머물러 있다.
며칠 더 이어진다는 예보... 아침 기온 영하 19도!
짧은 달 2월에 들어서면서 시작한 한파는 중순에
접어드는 지금까지 아직도 꺾일줄 모르고 기승을
부린다. 입춘이 지난지도 일주일이 되었는데 봄은
커녕 오히려 겨울 한복판으로 깊숙히 더 들어가는
그런 날씨이다. 이곳 산골에서 겨울이 떠나가려면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만큼
기나긴 겨울에 촌부의 몸도 마음도 지쳤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