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들바라기 아내
2026년 1월 18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그믐날
이른 아침 기온 영하 10도,
기상청 발표 영하 9.2도와는 차이가 조금 난다.
그거야 뭐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다.
바람이 잠잠하여 그다지 추운 느낌은 없다.
추위를 느끼는 체감온도는 바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겠지 싶다. 어제 아침의 영하 1도의 추위와
오늘 아침 영하 10도의 차이를 그다지 느낄 수
없으니 말이다. 바람의 힘이 대단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되는 아침이다. 이런 날에는 불어제끼지
않는 바람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쯤은 해야겠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쌓였던 눈이 많이 녹긴 했다.
눈이 녹아 여기저기 고드름이 많이 달리고 있다.
한낮의 햇볕 영향이고 영상의 기온 때문일 것이다.
눈을 밟으면 나는 소리가 '뽀드득뽀드득'이라고들
표현을 한다. 느낌은 좋다. 하지만 햇볕에 물기가
빠지면서 녹는 상태의 눈을 밟으면 많이 다르다.
녹기 시작하면 '서걱서걱' 거리고, 더 많이 녹으면
물기가 많아 '철벅철벅' 거려서 그 느낌이 별로다.
어찌되었거나 눈이 녹는다 싶은데 내일 새벽부터
또 눈이 내릴거라는 예보가 반갑지 않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음 주에는 또다시 매서운 한파가 몰아
닥칠 것이라고 한다. 이번 한파는 꽤 길어진다고...
어제는 며칠만에 아내와 함께 외출을 했다.
봉평오일장날이라 장구경 겸해 읍내에 다녀왔다.
장날에 장골목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장구경을
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다양한 모습들, 각자
다른 삶의 현장을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이 참 좋다.
각양각색의 천막도 그렇고 몇 무더기의 농산물을
놓고 파는 할머니들의 싸전부터 대규모의 점포에
이르기까지 볼거리가 참 많다. 또한 상인들 모습
또한 천태만상이다. 그냥 그대로 표현을 해본다면
정이 철철 넘쳐 흐르고 너무나 정겹고 정말 정감
어린 모습들이라 그저 좋다. 그래서 5일마다 서는
오일장에는 거의 거르지않고 다녀오는 편이다.
오늘 늦은 오후에 모처럼 산골집에 다녀가겠다는
아들 녀석의 전화를 받자마자 아내는 신이 났다.
아무래도 돈까스가 동이 난 모양이라며 정육점에
들려 돈까스용 고기를 샀다. 그리고나서 감자도
굵은 것으로 샀다. 아들 녀석이 웨지감자를 먹고
싶다고 했단다. 분명 아내는 아들바라기 엄마임이
틀림없다. 물질적으로 바라는 것이 아닌 자식에게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어미의 간절한 그
마음임은 익히 잘 알고 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우리 좋자고 산골행을 택했기에 이른 독립을 시켜
아내는 그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며 안타까워한다.
아들바라기로 살아온 그 세월이 어언 26년째이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는 수제돈까스 만들 준비하며
싱글벙글, 그렇게 좋을까 싶었다. 솔직히 촌부도
좋긴 하다. 오래전 도시에 살던 그때,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4학년이던 때부터 아내는 수제돈까스를
만들어서 아들에게 먹였다. 그러니까 녀석은 35년
세월 지엄마 수제돈까스 외는 돈까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만들어 주는 엄마, 지엄마 만든 것만 고집
하는 아들, 둘 다 대단한 고집불통이다. 모전자전
(母傳子傳)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아들이 산골집에 온다고하니 기다려진다.
잠시 왔다가 저녁만 먹고간다고 하긴 하지만...
오늘은 고교 친구들 등산모임 요산회의 산행날,
요산회 단톡방에 총무 상직이가 '등산 가요!'라는
이모티콘을 올렸고 곧이어 병구가 '예스, 예스'란
이모티콘으로 맞장구를 친다. 가고싶다는 마음은
굴뚝 같은데 거리가 거리인지라 그저 마음만 함께
한다. 그 예전에는 아주 이따금씩이라도 다녀오곤
했는데 그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건강도 챙기고 우정도 다지는 참 좋은 모임인데...
친구들아!
부럽네, 부러워~
즐거운 산행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