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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청(靑)과 백(白)의 신비로움

 

2024년 甲辰年 1월 26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섣달 열엿샛날

 

이른 아침 기온 영하 21도, 매우 춥다.

벌써 나흘째 냉동고 한파는 이어진다.

이제는 그만 풀릴 때도 되지않았을까?

그저 촌부의 바람일뿐 하늘은 매정하다.

폭설을 내려 순백의 세상으로 만들더니

그것도 모자라 온세상을 꽁꽁 얼려버리니...

 

그래도 하늘은 양심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어제는 그야말로 청명한 날씨를 선물했다.

햇살이 참 좋았지만 워낙 낮은 기온이라서

몇 차례 걸쳐 내려 차곡차곡 쌓여있는 눈은

녹을 기미 보이지않고 그저 빛나기만 한다.

햇살도 눈이 부시고 쌓인 눈도 눈이 부신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 푸른 청(靑)색이다.

땅엔 눈이 쌓여 하얀 순백의 백(白)색이다.

하늘과 땅은 청백으로 나눠 운동회를 하듯

누가 이기나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나는 어느편인가?

글쎄다? 순백의 설경이 보기엔 좋긴 한데...

 

아무래도 하늘 편을 들어야 더 나을 것 같다.

그래야만 빨리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어차피 게임의 승패는 정해져 있는 것인데

하늘 편을 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겨울날 햇살이지만 차근차근 눈을 녹일게다.

끝까지 버티겠다고 바등거리는 설원이랄까?

 

코발트색 하늘의 푸르른 청명함도 너무 좋고

눈부시게 하얀 설원의 반짝거림도 정말 좋고

따스함 선물하려는 햇살의 눈부심 또한 좋다.

그러고보니 촌부도 햇살도 하늘 편이로구나!

설원의 반짝거림은 눈살을 찌푸리는 것일까?

모두가 하늘 편을 든다고 짜증을 내는 듯...

 

어찌되었거나 

이 모든 모습들은 자연의 경이로움이요,

청(靑)과 백(白)의 조화가 낳은 신비로움이다.

이렇게 남다른 자연환경에서 멋진 경험을 하며

산골살이를 하는 것은 내게 주어진 삶의 운명,

가타부타 궁시렁거리지 말고 즐기며 살아가자!

 

이 계절에만 느끼는 청백의 신비로움도 좋지만

더 고맙고 감사하고, 더 없이 좋은 것이 또 있다.

동지섣달 기나긴 겨울밤의 굼굼함을 채워주는

야식, 달달하고 맛좋고 영양만점의 단팥죽이다.

팥앙금 내어 끓이며 가래떡 썰어넣고, 삶은 밤과

삶은 옥수수 알갱이를 넣은 단팥죽은 일품이다.

아내의 정성과 사랑까지 듬뿍 느끼게 되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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