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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길냥이와 함께 산다!

 

2024년 甲辰年 1월 12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섣달 초이튿날

 

밤새 눈이 꽤 내릴 것이라는 어제 저녁 예보에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거의 내린듯 만듯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온도 영하 3도에 머무른다.

우리네 서민들 처지로는 정말 다행스런 날씨다.

눈이 내리지 않아 좋고 따뜻하니 더 좋은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겨울철 날씨라곤 하지만 불과

하루사이 기온이 무려 10도 이상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뭔가는 모르겠지만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무지랭이 촌부가 굳이 그 원인을

알아야 할 필요까진 없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찬기운이 없는 오늘 아침은 참 좋다.

 

요즘은 하는 일이 없어 빈둥거리며 잘 놀고 있다.

그래도 하루는 정말 잘 가는 것  같다. 이러다가

게으름이 몸에 배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마을 아우들이 수시로 올라와 카페 벽난로 앞에

모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군것질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옛날과 많이 다른 농부들의

농한기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러다가 이따금씩

바람쐬러 바깥에 나오면 카페문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던 길냥이 녀석들이 혼비백산을 하며

제각기 뿔뿔이 흩어진다. 아무래도 먹이 챙겨주는

이서방 기다리는 것이 틀림없다. 이서방이 사료를

먹이통에 갖다주면 이내 쏜살같이 달려 몰려든다.

 

이 길냥이 녀석들은 이서방 덕분에 복받은 것이다.

둘째네가 컴백하기 전에는 아내가 길냥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사료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그 녀석이

지금은 가장 고참이고 우두머리 할머니가 되었다.

우린 그 녀석을 올드맘이라고 부르고 있고 그 딸은

리틀맘이라고 부른다. 올드맘이 새끼를 낳고 또 그

딸인 리틀맘이 두 번씩이나 새끼를 낳았다. 그래서

지금은 3대에 아홉 마리가 우리 단지에 살고 있다.

이서방이 전부 이름을 지어주긴 했었으나 촌부는

어미 두 마리외는 구분을 못하며 이름도 잘 모른다.

길냥이가 집고양이가 되었다. 허나 야성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단지는 물론 주변의 산을

온통 다 뒤지고 다닌다. 다만 먹이를 주어 그런지

새끼를 낳아도 내보내지를 않는다. 길냥이는 어느

정도 새끼가 자라면 독립을 시킨다고 하는데 우리

길냥이들은 먹이를 주는 주인이 있어 그 야성만은

잊어버린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단지에는 들쥐는 물론 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는 사람, 우리들보다 길냥이

녀석들의 식구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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