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기록적인 한파, 그리고...
2024년 甲辰年 1월 25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섣달 열닷새 보름날
북극 한파는 오늘도 이어져 기록을 세웠다.
이른 아침 설다목 산골의 기온은 영하 25도,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 기록적인 한파다.
하얗게 펼쳐진 설원이 혹한에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초겨울에 겨울답지 않은 따스한 날씨라고
입방정 떨었더니 하늘이 노하여 폭설도 모자라
혹독한 한파로 앙갚음을 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자연현상에 이러쿵저렁쿵 하면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산골의 겨울은 정말 멋지다.
이따금씩 내리는 폭설에 힘들다고 궁시렁거렸다.
유난히 올겨울은 눈이 자주, 많이 내려 산골살이
하는 촌부의 입장에서는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그럴 수도 있다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일관한다.
도로에서 교랑을 건너자마자 300여m 경사가
꽤 심한 비탈진 길을 오르내려야 하는 산중턱에
살고 있어 겨울이 무섭고 눈이 내리면 겁이 난다.
이렇게 24년이란 세월을 겨울이면 노심초사하는
일상을 체험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래도 산골의
겨울날은 기가 막히는 정취의 설경을 선물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힘들다고
궁시렁거리기는 하지만 즐기는 편으로 생각하며
실천을 하다보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편안하다.
흔히들 전원생활은 모든 것이 낭만적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 어떤 곳이라도 꿈같은 낭만적인 면이
많이 있는 반면 그 이면에는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러야 하는 애환과 고충도 꽤 많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러니까 전원생활이 결코 말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어쩌면 오히려 도시
생활보다 더 많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각오로 시작해야만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가 오랜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에서
24년이란 긴 세월 온갖 시행착오를 겪는 시련과
많은 애환을 감내하며 산골살이를 이어오는 것을
스스로 평가해보면 참으로 꿈만 같다는 생각이다.
꿈만 같다는 생각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숨어있다.
그것을 일일이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너무나 편안하다는
것과 현지 마을 주민들과의 원만한 소통과 교류를
하며 살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모두 다
마찬가지겠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는
말의 의미를 잘 새긴다면 별다른 불협화음이 없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을 통하여
얻고 체험을 통해 터득한 우리의 노하우라고 할까?
요즘 세상에는 도시에서 살았다고 시골 사람들을
얕잡아 봤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실제 그런
사례를 보았고 타지역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갈등을
겪다가 끝내 정착을 못하고 되돌아가는 예도 봤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디에서나 인간관계 형성이
중요한 것이며 쉽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