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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사정없이 베어버린 야생초


2023년 9월 7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스무나흗날


오늘도 일교차가 심할 모양이다.

이른 아침 기온은 11도까지 떨어져 선선하다.

하지만 아직 한낮에는 30도를 넘나들어 덥다.

이 나이에 뙤약볕 아래에서 까지 일을 하는 건

무모한 짓이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일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할 필요도 전혀 없다.

그래서 가능한 선선한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일을 하곤 한다. 이 시간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능률이 더 오른다. 


그런데 어제는 오후 3시반경에 예초기 작업을

시작했다. 생각에 그늘진 곳부터 시작을 하면

차츰 햇볕이 사그라들어서 괜찮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촌부의 짧은 생각이었던 것이다.

어찌나 더운지 땀으로 목욕했을 정도였으니...

우선 이서방 목공실 주변에서 시작하여 우리집

축대밑 풀을 깎았다. 풀이긴 하지만 얼마전까지

꽃을 피웠고 지금도 일부는 꽃이 피어있는 것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꽃이 진 다음 줄기와 잎의

물기가 다 빠져  마른 꽃대가 된 후에 잘랐었다.

허나 올해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너무 너저분한

것이 볼상사나워 씨앗이 맺히고 떨어져 번식이

더 되기전에 다 베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축대 사이에 칼날 예초기 들이대는 건

울퉁불퉁 돌이 있어 위험할 것 같다. 예년과 같이

전지가위, 낫으로 정리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명이나물밭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야생초들을 사정없이 베어버렸다. 초봄에

잎이 나왔다가 씨앗을 익히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그라지는 명이나물이라 지금은 다른 야생초가

그 자리에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른 봄에

명이나물은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고개를 내밀

것이다. 그러니까 첫 번째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주인공도 아니고 조연인 녀석들이 너무 심하게

번식이 되어 올해부턴 씨앗 맺히기전에 모두 다

자르고 베어내 버린 것이다. 


작은밭 끝부분 둘째네 축대 밑은 잔대가 서식을

하던 곳인데 잔대보다는 온갖 야생초, 잡풀들이

더 많고 아카시아까지 함께 자라고 있어 이또한

너저분하고 보기싫어 모두 일망타진을 해버렸다.

야생초를 한 곳에 모아 기르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다. 이곳은 처음부터 잔대를 심었으나

몇 해를 지나면서 잔대는 씨앗이 저절로 사방에

펴져 자라고 정작 정해준 이곳은 다른 녀석들이

차지를 해버렸다. 아무래도 내년부터는 여기도

밭으로 만들어 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껏 꽃이 좋다고, 자연스러움이 좋다고 마냥

풀을 키웠으나 이제는 너저분한 것이 싫어진다.

관리하기가 정말 힘든 것이 야생초, 야생화이다.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23년 세월동안

야생초, 즉 풀을 자연상태 그대로 참 많이 길렀다.

이제는 생각을 좀 달리 해봐야겠다.


한 가지 마음 짠한 이야기,

어제 저녁은 꽃게를 넣고 라면을 끓여 먹었다.

전날 둘째네가 인천을 다녀오며 연안부두에서

꽃게를 한 박스 사왔다. 아내와 촌부는 꽃게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는 싱싱한 꽃게

구경을 할 수 없다. 아내가 잘 만드는 꽃게찜은

그야말로 일품요리인데 그 맛을 자주는 못본다.

그런데 아내는 어느 TV프로에서 어느 연예인이

꽃게를 넣고 라면을 끓여먹는데 그게 그렇게도

먹고 싶었단다. 그 생각이 난 아내가 어제 저녁

꽃게라면을 끓인 것이라고 하여 마음이 짠했던

것이다. 먹고싶은 것도 마음대로 말을 못했다는

아내에게 앞으로는 미리미리 챙겨줘야겠구나

싶다. 요즘은 모든 것이 택배로 가능하니까...Picsart_23-09-07_03-31-52-400.jpgPicsart_23-09-07_03-27-34-496.jpgPicsart_23-09-07_03-25-48-975.jpgPicsart_23-09-07_03-24-30-249.jpgPicsart_23-09-07_05-05-22-73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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