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에도 봄소식이...
2023년 3월 19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이월 스무여드렛날
아침으론
아직도 영하5~6도의 기온에
서리가 하얗게 지붕을 덮고 있지만
한낮의 햇살은 아주 따사롭기만 하다.
그뿐인가?
겨우내 어디에 다녀왔는지 모르지만
온갖 새들이 몰려와 봄소식을 전하는 듯
산새들 지저귐이 아침을 깨우는 요즘이다.
꽁꽁 언땅을 헤집고 비집고 뚫고
새봄이 왔다고 봄소식 전하려는 듯한
냉이, 명이나물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정말 위대한 자연의 힘이고 자연의 이치다.
산골의 봄은 소리소문도 없이 오고 있었다.
어제는 마을 형님 아들의 결혼식이 있어
마을분들과 함께 참석하여 축하를 하고 왔다.
인근 리조트 호텔에서 맛있는 뷔페도 먹고
트롯트 가수 금잔디의 축가까지 듣고 왔다.
누군지 모르지만 금잔디 팬클럽 회장이란다.
가까이에서 듣는 라이브가 언제였는지...
마을 아우와 술한잔을 걸치고 나왔더니
태우고 온 버스로 가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단다.
자동차 가지고 온 사람이 있는가 하고 살폈더니
전임 이장을 만나 가는 길에 내려주겠다고 했다.
냉큼 차에 올랐고 집입구에 내려주어 고마웠다.
걸어 올라오는 길에 보니 겨우내 사용하고 남은
염화칼슘을 보관해 놓은 것이 너무 허술했는지
바람에 덮개가 날아가 엉망진창이 되어있었다.
지나다니는 누구하나 신경을 쓰지않은 것 같아
덮개를 찾아 씌워놓고 나뭇가지를 주워다 얹고
커다란 돌멩이를 가져다가 사방에 얹어놓았다.
그래야 비바람에 천막 덮개가 온전할 것 같아서...
집에 올라오니 그새 이서방이 자매들을 데리고
뒷산 기슭에 있는 아주 커다란 밭에 다녀왔단다.
지난번 냉이를 캤던 곳인데 아직도 자잘했지만
셋이서 제법 캐가지고 왔다고 하며 좋아했다.
오후에는 마을까지 데리고 가서 냉이를 캐왔다.
아직까지도 냉이가 어려서 많이는 못캤지만
그런대로 몇 끼 먹을 양을 캐왔다면서 싱글벙글,
이렇게 산골 아낙들의 봄마중이 시작되었다.
이서방은 연일 모닝가든에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꺼내고 잔뜩 쌓여있는 잔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그새 꺼내놓은 크고 작은 나무가 엄청 쌓여있다.
촌부가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야하는 일거리이다.
그렇게 나무를 꺼내고 정리를 해놓으니 깔끔하다.
밭뙈기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좋다.
동서끼리 벌써부터 뭘 심을까 하며 궁리중이다.
오후에 이서방이 꺼내고 정리를 하는 사이에
촌부는 또다시 엔진톱 작업을 하느라 바빴다.
오전에 일을 못한 것을 만회하느라 더 그랬다.
자르고 자르고 또 자르고 그렇게 잘라 토막을
내놓은 나무더미가 마치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아직도 한참 남은 이 작업의 끝은 언제일까?
보람되고 흐뭇하고 뿌듯한 나뭇꾼 형제들의
나무정리 작업은 오늘 또다시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