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47년전 그 마음 그대로
2022년 5월 13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사월 열사흗날
많은 날들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어두컴컴한 긴 터널을 지나온 느낌이랄까?
어둠에 갖혀있다가 환한 세상을 만난 듯하다.
이런 기분은 이 촌부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터,
함께한 모든 친구들이 다 같은 마음이었을게다.
어제 저녁, 2년 반만에 고교 친구들의 모임인
'삼오회'가 서울 서초동 교대역 부근에서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공지된 우리 모임,
어린아이 마냥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
어릴적 소풍가는 날을 기다리던 그 마음처럼...
두어 시간 반 남짓한 거리의 약속장소였지만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꽤 긴, 먼 여정이었다.
봉평 산골집에서 자동차를 타고 출발하여
장평터미널 부근에 자동차를 내팽겨쳐 두고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서 내려
지하철을 갈아타고 교대역에서 내려 걸어갔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다보니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자동차로 오는 것보다 시간 반이나 더 많이 걸렸다.
총소요시간은 3시간 40분, 그래도 아깝지가 않다.
우리 삼오회 모임은 1976년 이후 해마다 모였다.
최근에 코로나 시절이라 모이지 못한 2년 외는...
삼오회는 동기동창회 결성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그로인해 첫 동기회장을 배출하였고, 등산 모임인
요산회(樂山會)의 초대회장에 이어서 최장기간
요산회장을 역임한 친구도 우리 삼오회 출신이다.
또한 지금껏 동기회 어떤 모임이나 행사에도 최다
참석을 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는 친구들로 뭉쳐진
모임이다. 하나하나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이름만
말하면 많은 이들이 알만한 유명인사도 함께한다.
그러나 우리는 만나면 곧바로 47년전 까까머리로
동대문운동장과 청계천 일대를 누비고 다니던 그
시절, 그 모습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탑승하게
된다. 이제 머잖아 70을 코앞에, 눈앞에 둔 나이가
되었지만 모임을 갖는 날의 마음만은 열아홉이나
스무살 그때 그 마음이고 하는 행동이나 말까지도
그 시절로 돌아가 있는 듯하다. 누구나 다 그렇다고
하겠지만 우리 삼오회는 그 열정이 정말 남다르다.
이번 모임에는 멀리 해외 터키에서 온 친구를 비롯
먼거리의 강원도 평창, 원주에서 참석을 하였으며,
특히 반가운 것은 47년만에 첫 출석을 한 친구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도 이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던 친구가 투병중이라 마음만
보내왔고, 코로나 시절이라 가족의 확진으로 인해
부득이 참석을 못한 친구도 있었다. 나머지 사정상
참석을 못한 친구들도 많다. 비록 이번에는 참석을
못했지만 그 마음을 익히 다 잘 아는 우리들인지라
다음 모임에서는 꼭 만나게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현재 우리 모임은 1976년 60명으로 출발했으나
안타깝게도 5명의 친구가 서둘러 세상을 떠났고
소식을 잘 모르는 친구 15명을 제외하고 40명의
친구들이 소통을 하며 이번처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만남이 있는 날은 꼭 먼저 가버린 친구들과
소식이 닿지않는 친구들을 이구동성 말하게 된다.
이번 모임에는 28명의 친구가 모여 정겹게 기쁜
만남의 시간으로 그간 쌓였던 회포를 맘껏 풀었다.
우리들은 개교 112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명문 고교, 덕수고등학교(재학시절엔
상업고등학교) 64회의 삼오회이다. 어제 참석한
친구들의 이름을 한번 더 불러보며 기억해본다.
모임 준비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은 진용길 회장,
김상직 총무와 열일 제쳐놓고 참석하여 함께 많은
친구들, 마음은 있어도 부득이 참석을 못한 우리
삼오회 모든 친구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모임장소
5월 12일 18시
서울 교대역 14번 출구 부근 탐라도야지
♧참석자 명단
권익주 김상직 김상진 김성빈 김영근 김영남
김영식 김영태 박문원 박상화 박충근 서석암
양병덕 양희권 우종익 윤도근 이경렬 이상명
이성무 이용식 이종남 이현철 임중기 정인승
조원형 진용길 한상용 한 헌 -28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