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모처럼 서울 다녀오려고...
2026년 6월 26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오월 열이튿날
어제 오후와 저녁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가더니
간밤에도 제법 쏟아졌는 갑다. 검색을 해봤더니
단시간에 1.5mm 내렸단다. 이따금씩 이렇게
소나기가 내려주면 농사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물주기를 할 필요가 없어 좋고 비에는 양분이 더
많아 채소들 또한 좋아할 테니 말이다.
아침 기온 13도,
소나기 지나가고 촉촉하고 상쾌한 하루를 연다.
꽃잎에 맺힌 물방울은 옥구슬 같고 영롱해 보여
굴려보고픈 충동이 느껴지고 채소잎에 맺혀있는
물방울은 싱그러운 느낌에 참 정겹기 까지 하다.
빗방울은 물론이고 이슬방울은 보는 것만으로도
촉촉함이 마음을 적시는 듯하여 좋다. 동녘에는
햇님이 고개를 내민다. 낮에는 더울런지 몰라도
환한 아침 햇살은 느낌이 참 좋다.
이 세상에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있을까마는
유독 남달리 꽃을 사랑하고 아끼며 기르는 촌부,
특히 야생화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다른 꽃들도
다 좋아한다. 밭과 길 사이 여백의 땅이 아까워
아내가 좋아하는 과꽃을 심고 코스모스도 심고
해바라기도 심었다. 과꽃과 코스모스는 지난해
꽃씨가 떨어져 여기저기 흩어진 것을 한 곳으로
옮겨심은 것이고 해바라기는 마을에서 모종을
얻어와 심은 것인데 정성이 통했는지 잘 자란다.
뿐만아니라 피어있는 꽃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땅을 기듯 자라는 백리향은 향기가 100리까지
간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꽃이 워낙 작아 그냥
봐서는 예쁜 줄 모른다. 10배로 확대하여 찍어
보니 참 예쁘다. 노란 낮달맞이꽃도 정말 예쁘다.
필 때 색깔 다르고 질 때 색깔이 다른 인동꽃도
예쁘기는 매한가지, 그래서 금은화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꽃이 흰색으로 피었다가 시간이 지나
노란색으로 변하는 색 변화가 대표적 특징이다.
어제는 별다른 일은 아니지만 대파밭 북을 줬다.
크는 과정에 이따금씩 흙을 덮어주는 북을 주면
뿌리쪽에 흰부분이 많아진다는 농부님들 농법
컨닝을 해보는 것이다. 매번 실패하는 대파농사,
제대로 하고있는 것일까? 지금까진 괜찮은데...
상추가 너무 빼곡히 자라 그대로 놔두면 머잖아
쫑대가 나올 것 같아 진잎 정리를 해주기로 했다.
밑쪽 진잎을 엄청 뜯어냈다. 기왕 상추밭 정리를
하는 김에 싱싱한 상추를 촌부가 지어서 부르는
자연마트 장바구니 한가득 뜯었다. 오늘 서울에
가는데 아내가 싱싱한 상추 많이 뜯어다 주라며
막둥이 시누이를 챙긴다. 그뿐만아니라 머위대도
많이 꺾어다 주라고 하여 이번에는 잎을 제거한
상태로 준비했다. 머위는 어머님이 심어놓아 늘
주고가신 선물이라 생각하며 어머님과의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어머님 입맛 쏙빼닮은 막둥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준비하는 오라비가 더 신났다.
뿐만아니라 아내는 막둥이 시누이가 좋아한다며
엄나무순 장아찌, 청양고추 장아찌, 오이지까지
챙겨놓았다. 우리 막둥이 좋아하겠네.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에 아내는 녹차, 촌부는
커피를 마신다. 그날그날 다르지만 과일도 함께
먹는다. 어제는 야식이 다양했다. 남해 밤호박,
멜론, 찢어먹는 치즈, 첫수확한 흑찰 방울토마토
두 개... 매일 이렇게 먹는 것은 아닌데 누가보면
엄청 부티나게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더니
아내 대답이 멋지다. "남들 눈치볼 필요없잖아?
우리 형편껏 먹고사는 것인데, 그렇지? 알고보면
이거 돈으로 따져도 얼마 안된다니..." 라고 했다.
맞다! 이 나이에 남의 눈치보며 살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