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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910_1.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외출 그리고...IMG_20180910_3.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외출 그리고...IMG_20180910_2.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외출 그리고...[촌부의 단상]
아내의 외출 그리고...

도시로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아내를 마중하려고
장평 시외버스 터미널에 나갔다. 이른 아침에 갔다가
거의 12시간만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불과 몇 시간
만남을 위해 가고오고 하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다.
멀리 산골에 살다보니 시간 허비가 많지만 정다운 벗,
보고싶은 친구들 만나려면 어쩔 수없는 시간 투자다.
그러니 만나는 시간보다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흔히들 이런 것을 두고 이렇게 말을
하던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고... 그래도 웃음
띤 얼굴로 돌아오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밥이나 먹고 들어갈래요?"
라고 아내가 물었다. 이 물음은 이미 촌부가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리 예상 질문에 답까지 준비했었다.
"기풍(단골 식육점)에 가서 삼겹살이나 한 근 끊어다
집에 가서 구워 상추쌈이나 먹읍시다."라고 말했더니
"고기를 먹고 싶었는가베? 그럽시다. 좋은 생각이네."
라고 맞장구를 쳤다. 사실 외출을 다녀와서 밥을 하는
것은 다소 번거로운 일이다. 핑계삼아 모처럼 외식을
하고 들어가자는 이야기일텐데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자고 했으니 한편으론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사실 부근 고깃집에서 먹고 들어올까 했는데 지나는
길에 보니 폐업을 했는지 상가임대 현수막이 걸려있고
음식점 문이 닫혀있어 갑자기 생각을 바꾼 것이었다.

봉평 읍내는 축제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조용했다.
고기를 끊어 메밀꽃이 핀 시골길 따라 드라이브 삼아
한 바퀴 돌아 집에 왔다. 오자마자 역할 분담을 했다.
"밭에 가서 채소 좀 따오셔! 다른 준비는 내가 할께!"
아내의 지시에 따라 곧장 텃밭으로 나왔다. 얼마전에
심어놓은 가을 상추를 뜯고, 그 옆에 있는 깻잎도 조금
뜯은 다음 고추밭에서 매운 걸 못먹는 아내를 위하여
연한 고추를 따고 반대로 매운 걸 좋아하는 촌부 몫의
땡초(청양고추)도 땄다. 이 정도면 둘이 먹기엔 충분
하다. 아 참, 요즘 상추값이 금값이라고 식육점 주인이
그랬다. 너무나 값이 비싸 갖다가 팔 수가 없다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이런 상황에 우린 먹고싶을 만큼
얼마든지 밭에서 뜯어다 먹을 수가 있으니 호사 중에
호사가 아니겠는가? 집에 들어가며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금추 뜯어왔네. 금추!"라고 했더니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 어리둥절 하다가 잠시후에서야
식육점 주인이 했던 말을 기억하며 웃었다.

산골 부부의 저녁 밥상은 진수성찬까지는 아니겠지만
고기와 묵은지, 양파를 굽고 밭에서 갓 딴 상추, 깻잎,
풋고추에 명이나물 장아찌, 아내가 담근 된장, 고추장
으로 만든 산골 아낙표 쌈장 그리고 빠지면 서운한 것
하나 더 소주... 자글자글, 지글지글 구운 고기 한 점을
상추, 깻잎에 얹고 땡초를 반으로 뚝 분질러 올린 다음
쌈장도 듬뿍, 구운 묵은지와 양파, 명이나물 장아찌 한
장을 올려놓고 보니 손바닥 한 가득이다. 이걸 어떻게
먹을꺼나? 한 볼테기 쌈을 먹고나서 "역시 우리 한국
사람은 바로 이렇게 먹어야 먹었구나 하는 거야!"라고
말했더니 "여보시오! 볼때기 미어지겠소!"라면서 웃는
아내의 모습이 정말이지 보기좋았다. 이런 팔불출...
이렇게 산골 부부의 저녁식사는 즐겁게 맛있게 끝~~~

이슬이 내려 마치 비가 내린 듯  풀잎에도 나뭇잎에도
물방울이 맺혀 촉촉한 모습이 좋고 상쾌한 느낌이다
오늘 또 아내가 원주로 외출을 한다. 산골 아낙 연이틀
도시로 나들이를 나가느라 바쁘다 바빠! 오늘은 여고
동창 모임이란다. 강원도와 대구에 사는 친구를 위해
원주에서 만나는 배려를 하는 아내의 친구들이 너무
고맙다. 촌부 생각에는 그냥 가까운 우리집으로 오면
좋을텐데... 서로 번거롭다며 그렇게 만남을 가진단다.
오늘은 외식을 할까말까 종일토록 생각을 해봐야겠다.
슬슬 준비하고 또 시외버스 터미널로 나가야겠구나.
그러고 보니 나도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데 우짤꼬?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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