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런 情, 저런 情, 모두다 좋은 情...
말이나 글로서는 제대로 표현이 안되는 것이
'가족간의 정'이 아닌가 싶다. 함께 생활을 할
때는 당연한 것이라서 어떤 느낌이나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러려니 하는 것이
가족이다. 옛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더 티가 난다.'는
그 말이 오늘따라 가슴에 와닿고 마음속에
깊숙히 새겨진다. 지난 한주일동안 산골집에
다니러 왔던 막내네가 오늘 다시 과수원이
있는 일터로 돌아가고 조카딸래미도 학교로
복귀를 했다. 왔을 때는 반가웠고 있을 때는
즐겁고 좋았는데 막상 보내려니 서운하면서
뭐라 형용하기도 어렵고 묘한 기분이 든다.
배웅을 하고 막내네가 탄 차가 떠난 뒤에도
아내와 함께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마치
친정집에 왔다가는 딸을 보내는 부모처럼...
아마도 부모님들 마음은 다 이런것이겠지?
'일주일간 꽉 찬 느낌의 단지가 이제 또다시
적막강산처럼 조용하겠구나!'라는 아내의
말이 자꾸 귓전에 맴돈다. 이제 다음주에는
둘째네가 휴가라서 산골집으로 쉬러온단다.
아내는 또 둘째네 만날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한주일을 보겠지? 촌부도 마찬가지...
그렇게 막내네를 보내고 무슨 일을 할까하고
망설이다가 지난번에 예초기 작업을 하다가
좁아서 작업하기가 좀 곤란하여 남겨두었던
밭가의 길에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를 뽑기로
하고 호미와 양동이를 들고 쪼그리고 앉아서
풀을 모두 다 뽑았다. 한쪽은 밭가에 쳐놓은
그물망이고 또 한쪽은 뚱딴지(돼지감자)를
심어서 잡초가 덜 자라지만 대파를 심어놓은
밭은 온통 잡초들이 주인인냥 모두 차지하고
있어 풀을 뽑을때 대파가 뽑힐세라 조심조심
뽑아야만 했다. 사실 거의 촌부 혼자 다니는
밭길이라 해도 그만이고 안해도 그만이지만
풀이 자라 씨가 떨어지면 다음해 또 고생을
할까봐 두어시간 땀을 뻘뻘 흘리며 뽑았다.
늘 그렇듯 힘은 들어도 하고난 뒤 깔끔해진
것을 보면 뿌듯함이라서 마음까지 개운하다.
장날은 아니지만 공과금도 낼겸 아내와 함께
읍내에 다녀왔다. 장모님을 모시고 나가려고
했으나 아직 거동이 불편하셔서 그냥 우리만
다녀왔다. 평소 단골로 다니는 청과물가게에
들렸더니 요즘은 왜 우리만 나오냐며 장모님
안부를 물었다. 이만저만해서 그렇다고 하니
포도를 비닐봉지에 몇송이 담아주며 장모님
갖다드리란다. 인정많은 아주머니의 고마운
호의라 거절할 수가 없어서 그냥 받아왔다.
감사와 아울러 시골스런 정을 듬뿍 느꼈다.
오는 길에 큰처남댁에 들렸더니 간밤에 밭에
멧돼지가 들어와서 옥수수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단다. 큰처남이 사방으로 밭가에
그물망을 쳐놓았지만 그곳을 뚫고 들어와서
옥수수대를 쓰러뜨려 온통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옥수수가 열렸지만 아직 익기전인데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으니 초봄부터
지금까지 심고 가꾼 수고가 한순간에 모두다
헛수고가 되어 버렸으니 속이 너무 상한다.
천적이 없어 개체수가 무한정 늘어나는 것이
농촌에서는 정말이지 큰일이다. 무슨 대책이
있어야 할텐데 그저 무방비라 이를 어쩌나?
어제 야식은 큰처남댁에서 기른 것을 얻어와
찐 단호박이 포실포실하고 맛이 좋았고 또한
포도 한송이를 함께 먹으니 아주 좋았다. 둘
다 얻어온 것이라서 주신 분들의 정을 함께
느끼며 맛있게 먹었다. 고맙습니다.^^



우린 유난히 핏줄에 약애~
견디기 어려울때도 마나
울엄니도 그렇게 살다 가셨나??
그랬겠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