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촌부의 망중한(忙中閑)
: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서...
장마가 주춤한 사이 연일 폭염이 이어졌다.
다른 고장은 한낮으로는 폭염에 시달리고
밤으론 열대야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 이런걸 보면 이곳 산골은 엄청 복받은
고장이 아닌가 싶다. 한낮에야 어쩔 수 없이
폭염에 시달린다고 해도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가기만 하면 서늘한 공기가 감싸고 도는지라
열대야는 전혀 모르고 사니까. 특히 촌부네
집은 바로 집옆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서
데크쪽의 통창을 열기만 하면 물소리와 함께
서늘한 공기가 집안으로 솔솔 몰려 들어와서
아주 시원하다. 밤으로는 아예 문을 닫는다.
간밤에 제법 거센 비가 내렸다. 아침에 잠시
소강상태더니 다시 후두둑 거리다가 지금은
비가 멈췄다. 오늘은 종일 비소식이 있으니
조금은 시원하려나?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
봉평 5일장날인데 장에나 다녀와야겠다.
주로 아침과 저녁으로 조금씩 잡초뽑는 일을
한다. 벌써 세번째 단지를 돌며 잡초를 뽑고
있는데 장맛비에 또다시 엄청 자라서 보기가
안좋다. 너저분하기도 할 뿐더러 이런 것을
보면 주인이 게을러 보여서 촌부 스스로도
보기가 싫다. 그러니 힘이 들어도 쪼그리고
앉아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이른 아침에는 비가 오락가락하였지만
바베큐장과 퇴비장에 이르는 길가의 잡초를
모두 뽑아 정리했다. 깔끔해진 모습을 보면
마음속까지 후련하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힘든 줄 모르고 일을 하는 것이리라.
그나저나 오늘 예초기를 짊어지고 이곳저곳
무성하게 자란 단지의 풀을 깎으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틀렸다. 부침개나 부쳐 먹으면서
한가롭게 망중한(忙中閑)을 즐겨볼꺼나...
저녁무렵 밭에서 다음날 먹을 만큼의 채소를
뜯거나 딴다. 어제는 호박과 오이, 브로콜리,
방울토마토를 조금씩 땄다. 브로콜리는 올해
첫 수확이다. 꽤 많이 심어 피기 시작을 하면
우리가 먹고도 남을텐데... 잘 갈무리를 해서
아우들에게 나눠주어야겠다. 장맛비를 맞고
호박, 방울토마토, 오이는 엄청 잘 자라더니
지금부터가 한창이다. 이럴때 보람을 느끼고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아마 농부님들
마음이나 기분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망중 망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