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4월의 눈이 내리던 날에...
아침부터 흩날리던 티눈은 온종일 오락가락
하더니 결국 저녁무렵 까만 지붕을 하얗게
바꿔 놓았다. 어제 오늘 겪은 새로운 산골의
기상변화이고 기후현상도 아닌데 하루종일
흩날리며 일을 방해했으나 할 일은 다했다.
어제 오전에 또하나 숙원하던 일을 끝냈다.
집입구 디딤돌이 15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얼마나 많이 밟고 다녔는지
주저앉아 다니는데 불편했다. 특히 비오는
날에는 물이 고여서 보수를 하려고 했는데
미루다보니 오늘까지 왔다. 새봄을 맞이를
한다는 생각으로 아내와 함께 4월의 눈을
맞으며 한나절 작업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간만에 돌일에다 흙일을 하다보니 새봄이
왔음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꼈다. 디딤돌을
뽑아내 옆으로 놓고 흙을 파다 채우고 다시
디딤돌을 고정시켜 배열하고 사이에 자갈을
채우고 다시 흙을 덮고 그 위에 굵은 모래를
뿌려 채우는 일련을 작업이었다. 양동이로
멀리서 자갈을 나르고 개울에서 굵은 모래를
퍼서 고르고 나르는 작업은 아내가 하였다.
울퉁불퉁했던 집입구가 반듯하게 바뀌었다.
이렇게 좋은걸 왜 미루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겨우내 고민했던 일이 또하나 시원하게
풀렸다. 부엌바닥에 누수가 생겨서 한참전에
설비업자를 불렀는데 겨울이 지나야 공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자꾸만 바닥은 변해가고
기다리는 업자는 안와서 몇해전 한번 불렀던
다른업자를 불렀더니 와서 원인을 금방 찾아
마무리했다. 너무 고마워 출장비를 주겠다고
했더니 극구 사양하였다. 무엇이라도 보답은
해야겠는데 갑자기 페트병 맥주가 있는 것이
생각나서 2병을 드렸더니 그것은 받겠단다.
이제 공사는 필요없게 되었지만 앞서 진단을
했던 업자에게 맡겼더라면 엉뚱하게 바닥을
해체하는 큰 공사가 될뻔했다. 휴~다행이다.
산골살이하다보니 별아별 경험 다하고 산다.
뒷산에 풀이나 야생화, 나뭇잎이 나오기전에
시나브로하여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던 일을
하였다. 누수공사비도 아껴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커다란 통나무도 어깨에 가뿐히 매고
날랐다. 점점 쌓여가는 땔감용 나무를 보면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를 듯한 느낌이 든다.
나무를 나르다가 보니 어느새 처녀치마가
보라색 꽃을 피워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혹시나 녀석들을 밟을까 싶어 조심조심...
산골아낙은 올들어 처음 민들레잎을 따다가
겉절이를 하여 저녁밥상에 내놓았다. 냉이에
이어 두번째 봄나물이라 향긋함을 맛보았다.
민들레는 가을까지 먹고 싶을때 언제나 밖에
나가 잎을 따면 되는 아주 좋은 야생초이다.
雪來 不似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