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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손두용 시인 시집발표회 겸 고희연 참석


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구월 초이렛날


겨울이 가을을 밀쳐내고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오늘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1도, 서리까지 하얗다.

가을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계절이 바뀌어 버린다.

할일도 많은데, 벌써 추위가 오면 안되는데 말이다.

자연의 이치를 거역할 도리가 있겠냐고 중얼거리며

난롯불을 지폈다. 따뜻하여 좋다며 하루를 열었다.


어제 이른 아침,

애마 효붕이를 장평터미널 부근 장골목에 세워두고

서울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언제가부터 서울 갈 때는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이 훨씬 더 편하고 좋아 이렇게

시외버스, 지하철, 마을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스쳐

지나가는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일찍 들에 나와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님들의 모습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놈 촌부 모습 같아

보여 혼자 미소를 짓는다. 올해는 단풍이 영 별로다.

그래도 강원도는 단풍이 들었고 낙엽되어 떨어지고

있다. 서울쪽으로 올라갈수록 단풍으로 물든 것보다

녹색이 더 많이 섞여있다. 강원도는 겨울쪽으로 더

가까이 갔다면 경기도와 서울은 아직도 가을이다.


50년 지기 고교친구가

칠순을 맞이하여 그간 틈틈히 쓴 시를 엮어 시집을

내며 시집발표회를 겸한 고희연(古稀宴)을 한다고

하여 축하도 하고 그동안 멀리 산다는 핑계로 자주

만나지 못한 다른 친구들도 보고싶어 길을 떠났다.


언제였더라? 

서울 나들이를 갔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골똘히

생각해보니 지난 7월 하순이었다. 그러니까 오늘로

석 달 전이었다. 한동안은 늘 서울이 그리웠다. 거의

모든 친구들이 수도권에 살고있고 8년전 어머님이

작고하시기 전까지는 자주 오르내렸기에 1968년

부터 살았던 서울이 제 2의 고향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랬던 서울인데 어머님 작고하신 이후로는 행사나

모임이 있을 때나 잠시 다녀오곤 하니 많이 뜸하다.

이상하게 아직까지 서울을 잊지못하고 있는 걸까?

오늘처럼 서울에 가는 날은 어릴적 소풍가는 아이들

마냥 설레는 그 마음과 같으니 말이다. 세월의 흔적,

백발이 성성하고 나이만 잔뜩 먹었지 마음은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다는 것일까? 철이 덜 난 것인지. 아님

철이 덜 든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33년을

살았던 곳이라서 말로는 아니라 하면서도 마음속엔

서울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지않았나 싶다.


손두용 시인!

그는 촌부의 고교 친구이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병마와 싸우며 위기를 극복했다.

춰장암 수술, 당뇨 합병증, 신장 악화와 투석으로 긴

세월을 병마와 싸웠다. 서울을 떠나 강화의 자연에서 

농사를 지으며 틈틈히 시를 썼다. 2019년 수술이후

2024년 11월에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숱한 역경과

모진 고통은 그를 딴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 이전에도

그는 늘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친화력을 가진 아주

대단한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는 병마와 싸워 이겼다.

생각컨데 분명 친구는 그 불굴의 정신과 의지력으로

모든 아픔, 고통, 힘듬, 괴로움을 이겨내지 않았을까

싶다.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 53년 세월을 지켜본

우리 친구들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며, 하는 말이다.


몇 해 전 언젠가 손두용 친구가 통화를 하며 말했다.

"뽀식아! 칠순이 되면 그동안 쓴 시를 시집으로 엮어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하여 기념하고 싶네. 꼭 그렇게

할거야! 자네도 수필가니까 한번 생각해 보시게나."

이 친구, 정말 그때 했었던 그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친구의 권유에 생각은 있었지만 이놈 촌부는 실행을

못했다. 그런데 내친구 손두용이는 해냈다. 멋지다.

어부인 구여사님, 1남 2녀의 자녀들과 손녀, 그리고

가족, 친지들과 초. 중. 고. 대 친구들, 그리고 옛 직장

기아자동차 동료들과 함께 시집발표회와 고희연을

성대하게 열었다.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포옹을 했다.

시집에 이놈 촌부에 대한 시도 있었다. 힘들었던 그때,

시를 보내 위로해줬던 정이 많은 내친구 손두용이다.

그 시를 낭독했다. 친구의 따뜻했던 그 정이 떠올라

순간 울컥했다. 마음속으로 "두용아! 정말 고맙다!"

라고 했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친구야, 여러분!

우리 모두 건강하여 오래오래 만납시다!"라고...

친구 박충근 변호사는 두용이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친구야!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멋진 인사말이다.

이렇게 우리들의 친구, 내친구 손두용 시인의 고희연,

시집발표회를 참 의미있게, 뜻깊게, 멋지게 치렀고

축하를 전하고 산골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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