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사는 거 뭐 별것 있나?
2025년 3월 15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열엿샛날
정말이지
오랜만에 서리없는 아침,
이른 아침 기온은 영상 4도였다.
오지않을 것만 같았던 산골의 봄이
성큼 우리들 곁에 다가오는 듯하다.
어찌되었거나 기분좋게 하루를 열었다.
오늘은 아침나절 아내와 함께 산골집을 출발해
제천에 죽마고우를 만나러 기분좋게 다녀왔다.
그러고보니 어제도, 오늘도 죽마고우들 덕분에
호사를 누린 것이다. 혼자 마음속으로 중얼중얼,
"사는 거 뭐 별것 있나? 친구들과 나누는 우정이
팍팍한 이 세상을 말랑말랑, 쫀득쫀득, 기분좋게
하는구나! 이렇게 즐겁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
라고 하면서 흐뭇하고 뿌듯함을 느낀다.
며칠전에 친구가 "주말에 제천 넘어오게! 고기나
구워 먹세! 꼭 상숙氏하고 함께 와야하네!" 라고
하여 그러마 했다. 우리는 오래전 국민학교 시절
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 삼총사로 불리며 긴 세월
돈독한 우정을 나누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그만
우리곁을 떠나버렸다. 그때까지 우리 셋은 정말
친형제 그 이상의 우정을 나누었다. 친구를 보낸
우린 날개 하나 잃어버린 새처럼 많이 힘들었다.
그 이후에 우리 둘은 동창회, 경조사 이외는 자주
만남을 갖지못했다. 친구 부인도 고향 사람이고
젊은 날 서울에서 함께 어울리던 친구라서 서로
부담없이 만날 수 있다. 아내도 그때 함께 했었던
멤버였기에 더더구나 넷이서 만나면 부부모임이
아니라 그냥 오랜 친구들의 모임이 되는 것이다.
친구가 앞으로 제천이든 봉평이든 자주 오가며
즐겁게 살아보자고 했다.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래서 오늘 기쁜 마음, 설레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제천으로 달려갔다. 딱히 가져갈 것이 없어
데크에 널어놓은 무청시래기를 조금 걷었고 또
더덕 몇 뿌리를 골라 아내가 포장을 했다. 우리
나름의 정성, 성의 표시라고 할까? 그랬는데 친구
부부는 더 없는 선물이라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히려 우리가 미안할 정도였다. 너무나 고맙다.
친구집에 갔더니 서울에서 한의사로 활동중인
아들과 손자가 다니러 왔다고 먼저 와 있었다.
어린 손자가 붙임성이 좋고 어찌나 이쁜 짓을 잘
하는지 손자없는 우리 부부에겐 이또한 즐거움
이었다. 함께 단양의 아쿠리움 구경을 하고 나서
인근에 있는 단양 전통시장도 함께 둘러보았다.
녀석은 우리 부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하면서
애교스러움을 보여주어 난생처음 손자를 기르는
즐거움, 기쁨, 보람이 이런 것이구나 싶고 너무
기분 좋았다. 속으로 "우리 아들 녀석은 지금껏
뭐하고 있는가 몰라?"라고 중얼거렸다.
제천 시내로 들어가서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한
소갈비살 구이집에서 고기를 구워 식사를 했다.
이 집은 2년전 제천에서 고향 친구들 동창회를
했을때 식사를 했던 곳이다. 2년만에 다시 가본
것이다. 손자 녀석의 재롱을 보며 먹는 소갈비살
구이는 더 맛이 좋았다. 고기로 배를 꽉꽉 채워
보긴 얼마만인가 모르겠다. 아내도 친구가 너무
많이 챙겨줘 잘 먹었다며 좋아했다. 친구는 술도
한잔하고 함께 하룻밤 묵어가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 치과에 다니느라 금주를 하고 있는 중이라
부득이 친구와 술을 나눌 수가 없으니 이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여 친구 혼자 술을 마시고 말았다.
미안하긴 했으나 이렇게 만남의 시간을 갖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앞으로 매월 한번씩 만나
함께 식사도 하고, 함께 여행도 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