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6월이라고...???
2023년 6월 1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사월 열사흗날
연두연두하던
계절의 여왕, 5월은
우리들 눈에서 멀어지고
오늘부터는 신록의 계절,
6월과 함께 초록초록 하기로 한다.
벌써 6월이라고...
참말로 세월이 와이리도 빠리노?
가는 것은 시간이요,
흐르는 것은 세월이라고 했던가?
올해의 여섯 번째 달력을 넘겨놓고
비맞은 중처럼 혼자서 중얼거린다.
이제는 완연한 하절기,
잠에서 깬 시간은 동절기와는 다르다.
날이 새고 동이 트고 사방은 환하다.
몸이 알아채고 자연스레 밭으로 향한다.
다양한 종류의 채소들이 자라는 밭이다.
"아따야! 그새 마이 컸삤네! 보기좋다야~"
앞으로 가을까지는 이런 아침이 될게다.
어제 아침,
밭가를 걷던 발걸음이 멈추고
시선이 집중되어 두 눈이 휘둥그레...
그곳은 바로 새로 마련한 명이나물밭이다.
세상에나~ 이게 뭣꼬?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더니
대나무가 없으니 말을 바꿔야 맞을 것 같다.
우후잡초(雨後雜草)라고...
엊그제 사나흘 내린 비에 기다렸다는 듯이
잡초들이 너도나도 할 것이 모두 집합했다.
아마도 촌부를 놀리려고 그러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한판 붙자고 시위하는 것이지?
그래, 꼼짝말고 그 자리에 기다려라!
이런 볼상사나운 꼴이 어제, 오늘 일이더냐?
이름 부르기도 싫은 이런저런 온갖 잡초들이
촌부의 마음을 건드리고 눈을 거스리고 있다.
워낙 촘촘하고 빼곡하여 호미는 안될 것 같아
갈고리 형태의 정원용 도구를 바로 들이댔다.
땅이 촉촉하여 그냥 손으로도 뽑이긴 하지만
뿌리를 남기지 않으려고 갈고리로 헤집었다.
정말 질기고 대단한 것이 잡초라고 했던가?
아침나절부터 반나절을 뽑고 캐고 뜯었으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이 줄어드는 기색이 없다
쪼그리고 앉아 작업을 하려니까 힘들기만 하고
진도가 더디다. 끈기하면 또 한 끈기하는 촌부,
더디더라도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나머지는 오늘 또 하면 되는 것이고...
어제 해질녘에
곤달비 잎을 싱싱하고 좋은 것만 골라 따서
이서방이 잘 먹는다며 장아찌를 담근다기에
둘째네에게 따온 것의 반 남짓 나눠주었다.
머위밭에서 잎이 붙은 채로 머위를 잘랐다.
작고하신 어머니의 입맛을 물려받은 막둥이,
띠동갑 막둥이 여동생에게 보내주려고 한다.
어머니 생전 여기에 머위를 심어놓으셨지만
이제는 드릴 수 없으니 어머니 입맛 물려받은
아우에게 해마다 보내주곤 한다. 머위를 보면
어머니를 추억하게 된다. 머위는 대를 먹는데
어머니는 잎을 더 좋아하셨다.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하루 이틀 가까이 울겨 쓴맛을 빼내고
갖은 양념을 넣은 간장으로 쌈을 싸서 드셨다.
그때마다 늘 하셨던 말씀이 귓전에 맴돈다.
"큰아야! 좀 싸 묵어봐라! 쌍긋헌기 참 맛나다."
막둥이에게 보내주고 우리도 한번 어머니처럼
그렇게 해먹어봐야겠다. 아내는 안먹겠지만...
저녁에는 방송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의
조카 딸내미가 인근 바우골 집에 다니러 왔다가
고모들과 고모부들을 만나고 가겠다고 왔었다.
오래전 MBC 시트콤으로 데뷔하여 종편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으로 명성을 얻어 얼마전
SBS 일일드라마를 마치고 이젠 또다른 작품을
구상하며 집필하고 있단다. 우리가 결혼할 무렵
어린아이가 어느새 자라 잘나가는 중견작가로
성장하여 보는 우리들도 너무 흐뭇하고 뿌듯하다.
머잖아 다시 멋진 작품을 들고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고모부로서 녀석의 활약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