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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날씨가 왜 이럴까?


2023년 5월 24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사월 초닷샛날


지금 산골은 분명 봄 끝자락이다.

그런데 요즘은 하도 하루의 일교차가 심할 뿐더러

종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는 콕 집어 어떤 계절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헷갈린다.

어제 아침에 이어 오늘도 옅은 서리가 내려앉았다.

기온은 어제 아침과 변함없는 영상 2도에 머문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시각, 새벽 4시반에 일어났다.

5월 하순에 이틀째 이렇게 기이한 날씨가 이어져

걱정스럽다. 이러다가 올해는 농사를 망치는 것이

아닐까 싶어 온갖 생각에 머리가 많이 혼란스럽다.

이 시기는 서리가 그치고 아침 기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해야 정상적인 날씨라고 할 수 있다. 한낮으론

여름을 방불케 하는 강렬한 햇볕에 땀이 날 정도다.

이렇게 하루의 날씨가 변화무쌍하니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농사가 정말 어렵고 참으로 힘들다는 말을

또다시 하게 된다.


허나 동이 트고 햇살이 퍼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습,

한낮에는 뙤약볕으로 변해 일을 하다보면 이마에

땀이 맺힌다. 오늘도 어제처럼 비슷할 것 같은데...

그건 그렇고 어제 아침에는 잠시 지난 장날 모종을

사면서 덤으로 얻어온 토란 네 그루를 어디 심을까

궁리하며 망설이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 왼쪽

장독대옆 아스파라거스를 심은 앞쪽에다 심었다.

꽃밭과 길의 구분이 없어 토란을 심어 대충 구분을

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아내와 촌부는 알고

지나다니지만 손님을 비롯 외부에서 오는 분들은

무심코 그냥 꽃밭을 밟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결국 채소인 아스파라거스와 토란은

우리집에서는 화초가 되었다.


오전에는 제법 햇볕이 따가웠지만 부추밭에 나가

잡초와 씨름을 했다. 농작물은 농부의 손길이 가야

잘 자라는데 반해 이놈의 잡초는 어찌나 제멋대로

무성하게 잘 자라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손바닥

만한 부추밭은 누가 보면 풀밭이지 무슨 부추밭이

이러냐고 할 정도라서 부추밭은 호미보다 손괭이로

잡초를 캐내야만 했다. 가느다란 부추 사이사이에

온갖 잡초들이 주인 형세를 하고 있어 손괭이 뿌리

부근을 살짝 찍은 다음 다른 손으로 붙잡고 뽑았다.

그러다보니 자그마한 밭뙈기 하나 풀을 캐내는데

드는 시간이 꽤 된다. 이제서야 첫물 부추의 상큼한

맛을 보게 될 것 같다. '첫물 부추는 사위도 안준다'

라는 옛말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사위가 없으니까

아내와 둘이 안심하고 부담없이 먹어도 될 것 같다.


햇볕이 힘이 사그라지고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에

전날 고구마순을 심은 밭에 물을 줘야 할 것 같아

호스를 연결해 듬뿍 주었다. 이랑은 물론이거니와

밭고랑이 푹 젖을 만큼 충분히 주었다. 올해 처음

고구마를 심어보는 것이라 경험이 없어 멘토 마을

아우에게 물어보니 며칠동안 물을 계속 주어야만

한다고 했다. 전날 해질녘에 심었는데 어제 아침에

내린 서리를 맞았고, 한낮의 강렬한 햇볕에 녹초가

되어 푹 사그라져 밭이랑에 축 널부러져 있는 것이

어찌나 안스러웠는지 모른다. 뿌리가 있는 모종이

아니라 순을 심어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라서 더

몸살을 심하게 하는 것 같다. 마을 아우도 그랬었고

고구마를 심은 다른 분도 고구마순을 심어놓으면

심하게 몸살을 하다가 땅속에서 뿌리를 내리면 또

잎이 돋아난다고 했다. 생전 처음 심어보는 것이라

제대로 심은 것인지 몰라서 그냥 물만 듬뿍 주었다.

고구마순 덕분에 옆에 자라는 다른 녀석들도 물을

듬뿍 주었다. '원님 덕분에 나발 분다' 격이 되었다.


설상가상 오늘 아침 또 서리가 내려 냉해를 입은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른 아침 밭에 나가 살펴보니

어제 저녁무렵 보다는 나은 것 같고 된서리가 아닌

물서리라서 고추를 비롯 다른 채소들도 다 냉해는

입지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이상하게도 올해는

농사의 시작과 함께 날씨 때문에 걱정을 동반하게

된다. 서리는 싫으니 제발 비나 좀 내려주이소!Picsart_23-05-24_06-10-20-857.jpgPicsart_23-05-24_06-08-48-280.jpgPicsart_23-05-24_06-08-21-632.jpgPicsart_23-05-24_06-08-00-081.jpgPicsart_23-05-24_06-07-37-197.jpgPicsart_23-05-24_06-07-12-325.jpgPicsart_23-05-24_06-06-49-9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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