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여기저기 봄나물들이 쑥쑥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스무사흗날
"오늘은 몇 도야?
영하 5도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서 춥네!
날씨가 왜 이래? 미쳤나봐!
글쎄다? 내가 우찌 아노? 하늘의 뜻인걸..."
이른 아침에 아내와 나눈 첫 대화이다.
부랴부랴 난롯재를 버리고 난롯불부터 지폈다.
4월 중순에도 난롯불을 지펴야 하는 산골이다.
그동안 이서방이 혼자 해체하고 철거작업을 하여
뜯어낸 나무와 보도블록, 밑바침 콘크리트 방석을
한 곳에 나르는 뒷마무리 작업은 촌부가 도왔다.
어제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다. 그럴듯한 밭뙈기를
하나 마련했다. 둘째네가 그곳을 텃밭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이미 한쪽에는 명이나물을 심었다.
그냥 땅을 놀리는 것보다는 채소라도 심어 먹으면
좋기는 할 것 같다. 묵밭이라 거름을 좀 많이 해야
할게다. 하긴 농사짓는 기분도 느껴봐야겠지 싶다.
어제 명이나물 잎을 조금 따서 둘째네와 함께 하는
저녁상에 올렸다. 쌈으로 먹었는데 향도 좋고 맛도
좋다며 다들 아주 맛있게 먹었다. 둘째네가 준비한
꼬막을 얹고 싸먹었더니 그 맛이 일품이라 반주로
소주도 한병 해치웠다. 우리가 길러 먹는 산나물은
더 맛있고 더 향긋하고 더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살펴보니 잎사귀 사이에 꽃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명이나물 수확을 해야할 것 같다.
다른 나물과는 달리 명이나물은 잎은 모두 다 따면
안된다. 한 포기에 한 잎은 남겨두고 잎을 뜯어야
되는 식물이다. 조심스럽게 뜯어야 하니까 시간이
더디고 작업속도가 느리다. 그래도 손맛은 좋다.
수영장 아랫쪽 밭에는 몇 해 전에 명이나물 씨앗을
뿌려 번식을 시키고 있는데 올해는 제법 많이 싹이
올라왔다. 드문드문이긴 하지만 올해로 3년次에
접어들어 두세 잎이 돋아났다. 내년쯤이면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 명이나물은 씨앗으로도 번식하고
포기나누기를 하여 번식을 시키기도 한다. 수확을
하고나면 오래된 것들은 포기나누기를 할까 싶다.
오래전 한쪽 산기슭 모퉁이의 돌밭을 일궈 곤달비
몇 그루를 심어 수년간 포기나누기를 하여 번식을
시켰다. 모종을 나눔도 했었다. 지금도 꽤나 많이
자라고 있다. 이제 새싹이 꽤 많이 올라오고 있다.
그 옆에 달래가 자라고 있다. 어느해 아는 분께서
모종을 조금 주셔서 심었는데 상당히 많이 번식을
했다. 쓸모없던 이 밭은 지금 나물밭이 되었다.
밭가의 절개지쪽에 50여그루의 모종을 사다 심은
눈개승마도 새싹이 많이 돋아난다. 우리고장에서
부르는 이름은 '삐뚝바리'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지는 잘 모르겠다. 강원도 사투리는
의외의 것들이 참 많다. 심어놓고 지금껏 한번도
수확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첫 수확을 기대했는데
야생동물 피해를 봤다. 아무래도 고라니의 소행이
아닐까 추측된다. 그래서 올해는 일찌감치 밭가의
그물망을 미리 쳐놓았다. 눈개승마 나물맛은 마치
고기를 씹는 맛이다. 음식점에서 먹어보긴 했으나
우리가 기른 것은 아직 맛을 못봤다. 올봄에는 잘
지켜서 눈개승마 아니 여기 말로 삐뚝바리 맛을 꼭
보게 하겠다며 수시로 밭에 나가 살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