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틀간의 모임을 갖고 왔더니...
2023년 3월 27일 월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초엿샛날
"허허~ 이게 뭣꼬야?
겨울이 다시 되돌아 왔나?"
이른 아침 혼자 중얼거린 말이다.
산새들의 지저귐에 잠이 깨어 나왔더니
기온은 영하 9도에 지붕에는 서리가 하얗다.
오싹할 정도로 차갑다 못해 추위까지 느낀다.
반짝 추위인가 꽃샘 추위인가는 모르겠지만
봄을 시샘하는 끈질긴 겨울의 마지막 발악인 듯...
부랴부랴 난롯재 버리고 장작을 넣고 불을 지폈다.
어제 저녁무렵 이틀간의 초등학교 동창회를 마치고
산골집에 돌아왔다. 60년을 이어온 정답고 정겨운
친구들과의 만남은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이 나이에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가게 되는 시간은
철모르던 어릴적에 함께했던 그 정겨운 친구들과의
만남이 아닌가 싶다. 손자, 손녀들의 나이가 오래전
우리들이 처음 만남을 시작하고 우정에 눈이 뜨기
시작했던 것과 같은 또래지만 60년 세월이 흘러가
이제는 우리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다. 그래도
그 마음은 아직도 동심이었다. 참석했거나 사정이
있어 참석을 못한 친구들 모두 다 고맙고 감사하다.
코로나19로 총회가 순연되어 부득이 오랜 시간을
회장, 총무를 맡아야 했던 전임 임원은 정말 고생과
수고를 많이 했다. 새로이 중책을 맡은 신임 회장과
총무의 활약을 기대하며 축하를 드린다. 뿐만아니라
멀리 고향을 떠나 사는 친구들에게 고향 맛을 보여
주겠다며 싱싱한 숭어회, 멍게, 고동에다 쑥떡까지
만들어 가지고 와서 모두를 기쁘게 해준 친구들의
그 정성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그뿐인가? 45명
친구들이 온다고 모임 장소, 식사 장소, 관광 코스를
물색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제천에 사는 친구와
한약사인 친구 부인과 한의사인 아들은 십전대보탕,
공진단까지 준비를 해주어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다.
모든 친구들 이름을 다 나열하고 싶지만 모두가 다
같은 마음이었기에 생략하고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옛 친구들을 보겠다고 달려와준 국회의원 나으리는
언급을 안할 수가 없음이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친구들 모두 다 건강하고 즐거운 일상이기를 바라며
이다음 모임에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세나!
정말 반갑고 신나고 즐겁고 멋지고 좋은 시간이었네.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하고 산골집으로 돌아왔더니
마을 아우가 트랙터를 몰고 올라와 예비 밭갈이를
해놓고 갔단다. 아직 밭농사를 시작하려면 멀었다.
겨우내 겨울잠에 들어있는 밭을 깨우는 예비 밭갈이,
시운전 밭갈이를 하는 일종의 농사의식을 일컬어
강원도에선 '보내미'라고 한다. 사전에도 없는 그런
말이다. 밭농사를 주로 짓는 산골 사람들의 오래된
전통일까? 어찌되었거나 합리적이고 자연과 함께
하는 자연친화적인 좋은 농사법이 아닐까 싶은데...
이제 거름을 뿌리고 난 다음 정식으로 밭갈이하고
로타리를 치면 밭농사 준비 1단계 마무리가 된다.
아마도 그 시기는 4월말이나 5월 초순이 될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23년 세월, 해마다 밭갈이를 해주는
마을 아우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어제 저녁때 도시에 사는 아들 녀석이 어미, 아비와
이모, 이모부와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며 집에 왔다.
지엄마와 이모가 좋아한다며 케익을 들고 오는데
아내가 "케익은 뭐야? 누구 생일이냐?" 라고 했다.
촌부가 "당신 활력소는 아들이고, 아들이 오는 날이
생일이라고 생각하시게!" 라고 하여 한바탕 웃었다.
어미, 아비를 끔직히 생각해주는 녀석이 늘 고맙다.
산골 가족 다섯이 인근에 새로 생긴 고깃집에 가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왔다. 우리는 물론이고 처제와
이서방도 흐뭇해 하는 모습이었다. 아들아!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