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역 중앙선 플랫폼에 자리를 튼 도사 같은 친구가 앉아 있다.
깻잎으로 덮은 오리고기 한 점을 권하여 집어 드니 이건 두발짐승이 아니고 네발로 기는 놈이다.
눈치를 보며 얼른 한 젓가락 더 우겨 넣고 몰려드는 친구들에게 자리를 비켜주었지만 막걸리 잔까지 돌아가는 모양새가 이 더위에 괜찮을지 걱정스럽다.
요산회원 40여명이 탄 전철이 국수역에 도착했는데 승용차로 왔거나 앞차로 미리와 있던 친구들까지 합세하니 60명은 족히 되어 보인다. 11시 조금 전인데도 햇볕이 이글거리고 지열이 차고 오른다. 마을길을 돌아 숲길로 드는 길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뙤약볕을 받으며 가는 시간은 꽤 긴 느낌이다. 땅콩 밭과 채소를 심은 밭두렁 길을 지나 솔숲에 이르니 산들바람이 불고 솔 향이 코끝에 가득 차 온다. 심호흡을 하며 가슴 가득히 맑은 공기를 거푸 들이 키고 약수터가 있는 쉼터에 도착 1차 휴식을 한다. 식수를 보충하고 이어지는 길은 잠시 후 능선안부로 연결되고 이곳에서 형제봉까지 이어지는 주능선길이 오늘 첫번째 난코스다. 요즘 식사 조절에 실패해서 튀어나온 배가 배낭 허리끈을 키우고 있는 내 모습이 가관인데 못지 않는 또한 사람이 열심히 쫓아온다. 심씨 이양반 요즘 상태가 많이 좋아 졌음을 호흡으로 느낀다. 하긴 앞서가는 예쁜 아주머니들에게 체면 구겨서는 않되지 않겠는가. 짧은 능선을 치면 그다음에 쉼터가 반복되는 능선으로 한강을 바라보는 조망이 좋은 길인데 오늘은 높은 하늘과 달리 지상은 흐릿하고 숲이 가려 시선을 방해한다. 국수역을 떠나 한시간반 만에 형제봉에 오르니 앞서 오른 우리친구들과 다른 등산객들이 어울려 붐비고 있다. 소나무를 등지고 옹기종기 앉아 막걸리로 갈증을 푼다. 그런데 후미에서 급전이 오고 한 친구에게 호흡 곤란증세가 있다고 한다. 영태가 국종이를 대동하고 급히 달려 내려갔는데 다행이 큰일이 아니라고 하여 놀랜 가슴을 쓸어내린다. 청계산 정상으로 간 연석이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우리는 부용산 방향으로 꺾어져 급경사 아래에 쉼터를 마련했다. 터가 협소해 서너군데 나뉘어 앉고 우리는 오늘 별미로 준비해온 김치찌개를 끓였건만 그다지 인기가 없어 힘들여 지고 온 수고만 더하고 말았다. 김영태 콩국수는 없어 못먹었다는데...... 어수선한 자리 때문에 오수도 즐기지 못하고 이어지는 길은 철탑을 따라가며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어 한동안 더위와 싸웠다. 오늘 두 번째 난코스 부용산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숲길이긴 하나 계속되던 평지성 길에서 만난 오르막은 목에 단내를 토하게 한다. 그 와중에도 국종이는 여성 회원 배낭까지 받아 메었다. 산을 같이 가는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한발 앞선 사람이 한손을 내밀고 끌어주는 것 그러면서 우정도 깊어가는 것이다. 부용산 전망대 조망도 일품인데 뿌옇게 흐린 빛이 강을 따라 차 있어 아쉽다. 남은 거리는 양수역까지 5.3km.
식수가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많이들 지쳐간다. 거리를 착각한 영태가 미안해 어쩔 줄 모른다. 리기다소나무아래를 지나는 좋은 길이건만 갈증이라는 난적과 싸우며 덜 녹은 얼음을 빨아먹기도 하고 이친구저친구 물구걸하는 모습들이 애처롭다. 여름철 등산 제일 과제인 물 부족에 대한 교훈을 크게 얻은 산행이다.
길은 논두렁길로 바뀌고 양수역이 보인다. 뒤풀이 식당 도착이 예정보다 두시간 가까이 늦어질 정도로 힘든 길이었건만 불평보다는 집행부의 노고를 치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우리는 그런 친구들이다. 김영태회장 이강희총무 진연석대장 수고 많으셨고 같이 해준 친구들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다음달 수락산에서 다시 봅시다. 그때는 비도오고 계곡에 물도 불어나겠지요.
임창근 고문의 국수리 산행기에 감사!! 감사!!
길가의 밭에서 농작물이 시들어져 가는 모습과 너무 가물어 애타게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심정을 얘기하며 다시한번 자연의 힘에 우리의 나약함을 보면서...
내리쬐는 무더위속에서 땀으로 범벅되고 한모금의 생수로 갈증을 달래며 하산 종점이
왜 이렇게 긴 코스냐며 원망어린 하소연하는 가운데도 국수리산행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수 있어 참석한 친구들과 어부인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여름 산행은 식사보다도 항상 식수를 넉넉히 준비해야 하며 준비해간 콩국수가 한정되어
모든 친구들과 같이 먹지 못해 죄송함을 금할수 없습니다...
멀리서 참가한 우종익부부, 낭군님없이 혼자 온 방성현 부인, 뒤늦게 합류한 이혁우변호사
거금을 협찬해준 허익범 변호사 등 등 모두 감사드립니다.
내달에는 수락산 산행이오니 더운 날씨라고 집에만 있지말고 같이 즐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