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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109_3.jpg : 촌부의 단상-모처러의 도시 나들이IMG_20190109_2.jpg : 촌부의 단상-모처러의 도시 나들이IMG_20190109_1.jpg : 촌부의 단상-모처러의 도시 나들이[촌부의 단상]
모처럼의 도시 나들이

이른 아침부터 아내는 바빴다. 촌부도 더불어 바빴다.
서둘러 아침 식사를 하고 장모님께 병원에 가야하니
깨끗이 씻으시라고 당부도 했다. 두 달만에 장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는 날이다. 그렇게 챙겨서 병원으로
향했다. 도중에 느닷없이 장모님께서 아내에게 대뜸
"큰애야! 우리 지금 어디 가니?" 그 말에 조금 당황한
아내가 "엄마 약타러 병원 간다고 아까 말했잖아요?"
라고 말했다. "아~ 그랬니? 참, 그렇지! 그랬구나!"
라고 하시며 그때서야 병원에 간다는 것이 생각나신
눈치였다. 뭐라고 표현을 못할 듯한 안타까운 생각에
아무 말도 못하고 모녀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

그렇게 병원에 갔는데 병원 종사자는 과연 제대로 된
자세로 환자에게 대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불쾌했다. 종합병원이라는 곳은 다 그런 것인가?
원무과에 접수하느라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려야 하고 
다시 해당 진료과에 접수하고 진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정작 진료실에 들어가면 의사란 사람은 그저
차트만 볼 뿐 최소한 "상태는 어떤지, 증상은 어떤지"
하는 정도는 물어봐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겨우 한다는 말이 "약은 잘 드시죠? 석 달 치
약 처방입니다. 석 달 후에 오세요."라는 말 뿐이다.
또다른 진료실은 담당의사가 휴진이라 다른 의사에게
배정되었는데 너무 오래 기다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도 환자가 많으니 기다리란다. 대기한 환자도 뭐
그리 많지도 않은데...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
진료실에 들어갔다. 여기도 또한 마찬가지다. 시술한
부위가 잘 아물었는지, 상태가 어떤지는 묻지도 않고
"약 잘 드시죠?"라는 말이 전부였다. 두 군데 모두 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진료실에 들어갔다 나온 시간은
겨우 각각 5분이 될까 말까 하였으니 이럴 것이라면
연로하신 어르신을 오시게 할 것이 아니라 보호자만
오게 하여 약을 처방해주면 될 것 아닌가? 추운날에
어르신을 모시고 먼 거리를 오게 하는 것도 모자라서
겨우 약 잘 먹느냐는 말 한 마디 해주려고 오게 하고
긴 시간을 기다리게 하다니... 병원을 나서며 부화가
치밀었지만 그냥 분을 삭혀야 했다. 아픈게 죄일까?

병원 진료와 약 타오는 것이 외출의 주목적이었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나간 도시로의 나들이라 장모님을
모시고 원주에 가면 들리곤 하는 음식점으로 갔다.
원주에서는 꽤나 이름난 맛집으로 알고있는 곳이다.
"봉화산 설렁탕", 이젠 10여년 이상 다닌 단골집이다.
장모님과 아내는 갈비탕을, 촌부는 얼큰한 설렁탕을
시켰다. 모처럼 맛보는 그럴 듯한 음식이라서 그런지
장모님께서 근래 보기 드물게 맛있게 잘 드셔서 너무
흐믓했다. 혹시나 해서 두 종류의 설렁탕을 포장하여
집에 가지고 왔다. 포장을 해오면 깍두기나 김치같은
반찬과 공기밥이 빠지니 국물과 고기를 많이 담아서
준다. 1인분이면 우리 세식구가 한 끼를 먹을 양이라
이번에는 2인분을 포장했는데 2인분 외 한 팩을 더
주시고 깍두기까지 담아서 주신 여사장님이 고맙다.
우리 식구가 가면 꼭 여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음료수
한 병을 서비스로 주시곤 한다. 그래서 집에 오는 길,
농담삼아 "봉화산 설렁탕 여사장님이 나를 좋아해서
서비스를 주시고 포장 음식도 많이 주는갑다 그쟈?"
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이 "이 양반 참 꿈도 야무지네.
어디 가서 그런 말일랑 하지마소! 내가 언니처럼 생각
되어 그러는 것이야! 알겄나?ㅎ"라며 웃었다. 그 말이
맞는 말이다. 어디든 가면 아내더러 좋아보인다면서
칭찬도 하고 서비스도 더 주곤 하는 걸 많이 봐 왔다.
밥값을 장모님께서 치르시겠다고 하셨지만 아내더러
빨리 가서 계산하라고 재촉했다. 가끔씩 입맛이 없고
밥맛이 없다고 하시며 외식을 하게 되면 장모님께서
계산을 하시곤 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외식이지만
장모님께서 잘 드시기만 하면 좋겠는데 봉평에서는
장모님 입맛에 맞는 메뉴가 딱히 없으니 안타깝다.

모처럼의 도시 나들이에서 빠질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대형마트 쇼핑이다. 이럴 때 메모를 해두었던 필요한
공산품을 한꺼번에 구입을 한다. 오랜만의 대형마트
쇼핑이라서 그런지 구입한 생필품이 자동차 트렁크
한가득이다. 간만에 이것저것 꽤나 많이 산 것 같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치즈케익, 호빵 그리고
소주 6병... "오늘부터 야식을 하는 수고를 조금 덜게
되었네."라는 아내의 말에 "빨리 해치워야 맛있는 걸
먹겠군!"이라고 했더니 "그럼 감춰놓고 쬐끔씩 준다."
라며 겁을 주네 그려~ 어젯밤 야식은 치즈케익, 호빵,
난롯불에 구운 감귤 그리고 캔맥주 한 캔...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더 기온이 떨어져서 꽤나 춥다.
영하 19도, 한겨울 추위려니 하지만 추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혹한을 이겨내며 살아야 하는 산골살이는
촌부에게 주어진 삶의 환경인 것이니까...

Atachment
첨부 '3'
  • 허익범 2019.01.09 10:25

    요즘 영하 19도 20도가 예사인모양이구만. 올매나 추울꼬.. 추위에 몸조심 하시게....

  • 뽀식이 2019.01.09 11:15
    친구 허변!
    벌써 열아홉 번째 겪는 겨울 추위라서
    이제는 단련이 되고 내성이 생겨서 견딜만 하다네.
    고마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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