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겨울비 내려 얼어붙은 날에...
2023년 1월 13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섣달 스무이튿날
이 한겨울에 때아닌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오늘 아침은 비때문에 낭패를 당할 뻔 했다. 어젯밤
지핀 난롯재를 밭에 버리려고 나가다가 미끄러질 뻔
한 것이다. 이른 아침 기온은 영상 1도인데 아마도
새벽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모양이다. 밤사이
비가 내리며 땅바닥은 물론 디딤돌까지 얼어버렸다.
식겁을 했다. 다행히 한 발짝을 디뎠을 때 미끌하기
망정이지 어두컴컴한데 더 나갔다면 큰일이 날 뻔
했다. 넘어지기라도 했더라면... 상상하기도 싫다.
이렇게 겨울비는 정말이지 겁난다. 초겨울이나 늦은
겨울에 종종 오늘처럼 겨울비가 내려 땅바닥은 물론
아스콘으로 포장한 도로까지 얼어붙어 겁을 주기도
하는데 올겨울은 한겨울에 비가 추적거리고 있으니
정말 이상 야릇하다. 그냥 정원에 난롯재를 버리고
들어와 난롯불을 지펴놓고 일기를 쓰다보니 오늘이
바로 서양인들이 싫어한다는 '13일의 금요일'이다.
알기로 서양인들은 '13일의 금요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을 당한 날이라고 하여 불길한 날이라고들
한다고 들었다. 서양인들 생각이지만 아침에 낭패를
당할 뻔 했으니 오늘은 매사에 조심을 해야겠다.
언젠가부터 였는지 모르겠으나 아내는 매일 아침에
주스를 만들어준다. 자고 일어나면 가장 먼저 준비
하는 것이 이 주스이다. 사과 하나, 바나나 하나에다
블루베리, 오디, 귀리가루, 아내의 수제 요플레 조금
넣고 우유를 부어 갈아 걸쭉하다고 할까, 되직하다고
할까? 그렇게 아침마다 식전에 꼭 한 컵씩을 마신다.
아내는 오래전 이시형 박사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주스를 보고 아내 나름의 레시피로 만드는 건강주스
이다. 집을 떠나있거나 집안 행사가 있는 날 외는 꼭
이 주스를 만들어서 마신다. 이름하여 산골 아낙표
건강주스라고 해도 되겠지 싶다.
어제 오전에 그동안 이래저래 시끄럽고 떠들썩했던
마을 이장을 임시총회를 열어 주민 투표로 뽑았다.
한동안 말썽이 있었고 불협화음도 생겼으나 다행히
50대 젊은 이장을 뽑아놓아 이제 한시름 놓지 싶다.
마을 이장은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엉뚱한 생각으로 온갖 추잡한 짓을 마다
않는 무리들이 조용한 산골 마을을 들쑤셔 놓았다.
이제 더 이상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이 말이 새삼
생각난다. 그들은 이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