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론 긴팔옷을 입어야하는 산골이다.
한낮에는 긴팔이 부담스러워 반팔을 입어야 하는데...
아침에는 서리녹고 이슬에 젖은 옷을 벗어 던지고
점심에는 오전일하며 흙먼지묻은 옷을 벗어 던지고
저녁에도 땀에 쩔은 옷을 벗어 던지니 아내가 하는 말,
"내가 어디 빨래하는 기계가?" 하며 웃는다.
이렇듯 이곳의 기후는 예측불허!
엇그제는 아침산책을 나가려는데 까만 아스팔트싱글 지붕이
하얗게 마치 눈이 내린듯하다. 오월하고도 중순인데...
뒷산 오르기를 포기하고 봄날아침인데도 손을 호호불며
모처럼 디카를 들고 여기저기 봄을 스케치해보았다.
서리가 내린 아침이지만 봄이 한창이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산골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둥거리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막바지의 진달래, 만개하여 흩날리는 벚꽃, 분홍과 빨강이 섞인
개복숭아꽃이 예쁘고, 이화춘풍 흥얼거림이 절로 나오는 하얀배꽃,
다닥다닥 층층이 핀 앵두꽃은 빨간앵두를 연상하고 우리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꽃나무중의 하나인 수수꽃다리는 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모르겠다. 조팝나무 하얀꽃길을 걷다보니 세상이 환하구나!
올려다만 보며 셔터를 눌렀으니 이제 내려다보면 셔터를 눌러보자!
금낭화꽃을 자세히 보면 참으로 오묘하다. 하트모양에서 서서히
씨낭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의 오묘함을 느낀다고나할까?
짙은 분홍색 꽃잔디, 홀아비촛대, 돌단풍, 동의나물, 괴불주머니가
이 봄의 땅기운을 받아 소롯이 피어 촌부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네!
아무리 서리내리고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어도 아랑곳없이 올록볼록
돗아나는 표고버섯을 보며 따며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는 현실에 서있는 촌부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수를 한잠 즐기고 나서 느지막한 오후 산을 올랐다.
산나물이 나왔는지, 두릅은 피었는지, 눈에 띠는 고사리가 있나하고...
두어시간 산을 헤매다가 겨우 조금 이른 산나물 좀 망태기에 담아서
내려오는데 별로 시력도 안좋은 촌부의 눈에 더덕순이 보인 것이다.
캐니 에걔걔!!! 새끼손가락만한 자그마한 뿌리...
더덕의 특성성 주변에 틀림없이 큰 것이 있겠다 싶어 눈을 크게 뜨고
살피니 대공이 커다란 줄기가 눈에 띤다. 조심스레 가느다란 호미로
흙을 헤치니 우와~ 크다! 순간 "심봤다!!!"를 외쳤다.
역시 내게도 커다란 자연의 선물이 주어지는구나!
사진을 찍어 집에 있는 아내에게 "심봤다~~~!!! 대왕더덕...!!!" 했더니
"축하하우! 어서 오니라! 우유에 넣고 갈아줄께!" 한다.
"무슨? 술을 담가야제!ㅎㅎ"
급히 내려와 소주에다 넣고 몇년뒤에 먹자며 더덕주를 담가놓았다.
산골촌부 뽀식이의 블로그( http://blog.daum.net/cgyslee )에서...
P:S : 기쁜마음에 몇몇친구들에게 사진과 함께
"심봤다!!! 대왕더덕!!!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1. 뽀식아! 대왕더덕 묵고 힘내서 SS씨 행복하게 해드리그라!
엉아는 내일 지리산 갔다올팅게...
2. 우와~ ...입니다♬~
3. 혼자 먹으면 절대 안돼!
4. 흐미 뽀시기 거시와 딱 닮았어! 한여사 무쟈 기쁘시것슈!
5. 100년 묵었나? 술로 잘 삭켜 두시오! 같이 한잔합세다!
6. 대왕마마^^^ 더덕마마~~ 뽀식사장님 장수허것네!!
내일 지리산 같이 갔으면 좋을텐디~~아쉬우이♥♥ 다음에 봄세~~
7. 축하하네! 대왕더덕 심봤으니 운수대통하겠네!!! /콘/
청정지역의 청정인~~! 뽀식이~~!
어부인한테 힘(?)없다고 맨날 혼난다고하드니만
착하게 살아서그런지 하늘에서도 복을 주시네그려...^^
언능먹고 뽀시기거시기도 심 봐야겠제?ㅎㅎ
조만간 아짐씨의 목소리가 들릴것같네~~!
심~봤~다~~~~~~~~~~~!